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가 압수수색 중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뒤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며 공개한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가 압수수색 중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뒤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며 공개한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정진웅 대전고검 검사가 법무부로부터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법무부는 지난 28일 검사징계법상 '직무상 의무 위반'과 '품위 손상'을 이유로 정 검사에게 이같이 징계했다고 29일 관보에 게재했다.

법무부는 "정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인권 보호 수사 규칙 등 준수해야 할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고, 마치 압수수색 방해 행위를 제지하다가 다친 것처럼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 사진 등을 배포하는 등 품위를 손상했다"고 설명했다.

정 검사는 지난 2020년 7월, 이른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던 한동훈 위원장을 압수 수색을 하다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충돌은 압수수색 도중 한동훈 위원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모습을 본 정 검사가 증거인멸을 시도한다고 오인해 휴대폰을 확보하려 하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했고, 1심에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무죄로 바뀌었고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당시 "혈압이 높고 고열이 있어 응급실 내 격리시설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며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6시간 정도 응급실에서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 기초 검사와 수액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퇴원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정 부장검사는 전신 근육통으로 용인지역 정형외과에서 진료받았으나 혈압 급상승 등으로 종합병원 전원을 권해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정 부장검사는 한 위원장이 페이스 아이디로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걸 이상하게 여겼고 내용삭제 등 증거인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 부장검사는 일어서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급히 다가가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손을 뻗었다. 한 위원장이 앉은 상태에서 몸을 뒤로 젖히고 반대편으로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뺏기지 않으려는 동작을 취하자 정 부장검사는 계속 휴대전화를 잡기 위해 한 위원장 몸 위로 자기 몸을 밀착시킨 채로 팔을 뻗을 뻗었다. 이 과정에서 눌리게 된 한 위원장은 "아, 아"하면서 아프다는 소리를 냈고 현장에 있던 또 다른 검사는 "조심하십시오, 다치십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정 부장검사 몸이 한 위원장 위로 밀착돼 겹친 상태에서 무게중심이 비스듬히 아래로 쏠리면서 두 사람은 소파 옆 바닥으로 '쿵' 소리를 내면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 사건 직후 한 위원장 측은 서울고검에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하고 감찰도 요청했다. 정 부장검사는 몸싸움 이후 의견문을 내 팔·다리 통증과 전신 근육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는 사진을 공개해 빈축을 샀다.

당시 코로나 비상사태로 단순 근육통으로 응급실 침상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에 특혜 시비도 일었다. 정 부장검사는 무고와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한 위원장을 맞고소했다.

‘현직 검사들 간 몸싸움’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과 관련 한 위원장은 주위의 입원 권유에 "나까지 입원하면 검찰이 뭐가 되느냐"면서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징계' 정진웅, '품위 손상' 논란 부른 응급실 사진
당시 진중권 교수는 도박 혐의 후 뎅기열로 입원했다고 말했다가 들통난 방송인 신정환의 사진에 빗대 정 부장검사를 조롱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