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 푼 안 들이고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사들여 범행

수도권에 오피스텔 120여채를 보유한 상태로 전세 사기를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30대 임대인 A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수도권 오피스텔 120여채 보유하고 전세사기 벌인 3명 구속
지인 사이인 A씨 등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동시에 매매가 보다 높은 가격에 임대차 계약을 맺는 '동시 진행' 방법으로 임차인 38명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 54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차인들은 A씨와 각각 8천만~1억8천만원 상당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만료가 됐는데도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주택 매매가 보다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상황을 틈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당시 해당 오피스텔 매매가보다 1천만~1천50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임차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오피스텔 매입을 진행하면서 총 123채의 오피스텔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A씨로부터 피해를 본 임차인들과 상담 후 지난해 5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사건을 배당받은 경기남부경찰청은 수개월간의 수사 끝에 지난 23일 A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A씨 등의 오피스텔 보유 규모 등에 미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