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1위 부동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매물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창업자 유족 및 조갑주 전 단장 지분 매물로
주요 주주들 참여하면 매각 범위 늘 듯
지난해 전체 기업가치 6000억 평가...전망은 엇갈려
KKR 등 글로벌 PEF 관심 보일 듯
주요 주주들 참여하면 매각 범위 늘 듯
지난해 전체 기업가치 6000억 평가...전망은 엇갈려
KKR 등 글로벌 PEF 관심 보일 듯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투자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지분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창업주 작고 이후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 밝혀온 유족들이 새주인 찾기에 돌입한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최대 운용자산(AUM)을 바탕으로 우수한 출자자(LP)풀과 인력 및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공격적으로 확장해놓은 국내외 부동산 자산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점은 매각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대주주 외 주요 주주인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8.59%), 현대차증권(6.59%), 한토신(5.31%) 등 투자자들도 최대주주와 함께 지분을 팔수 있는 주주간계약(태그얼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매각 범위는 커질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토교통부 차관을 역임한 고(故) 김대영 창업주가 2010년 설립한 부동산 전문 투자사다. 누적 운용자산은 65조8000억원으로 2위인 마스턴투자운용(36조6000억원)과 격차가 큰 국내 1위, 아시아 3위권 운용사다. 2018년 창업주가 작고한 뒤 손 여사 등 유족들이 지분을 상속받았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경영권 매각을 타진하게 됐다.
매각 측은 예상 몸값으로 전체 지분 기준 8000억원~1조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신금융그룹이 PEF인 가이아1호로부터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약 8.2%을 인수하며 책정된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60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면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매각가가 형성되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선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과 국내 부동산PF 부실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더 낮은 기업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지스 설립 초기부터 함께한 조 전 단장 측으로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재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인수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결국 조 단장 측과 손 여사 측은 지분을 함께 매각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추진해왔다. 현재 대신증권(9.2%), 대신에프앤아이(3.1%)를 통해 합산기준 지분율 12.3%로 2대 주주에 올라있는 대신금융그룹도 관심을 보여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공개매각도 병행해 인수자를 찾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로는 부동산 투자 부문을 확장하려는 건설사 혹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된다. 앞서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대신금융그룹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글로벌PEF인 KKR도 물밑에서 접촉해왔지만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운용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기관투자가의 선택이 있었다.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다수의 연기금, 공제회들이 부동산 투자 집행에 나설 때 이지스운용을 택했다. 관 출신 경영진이 만드는 부동산 펀드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2018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절반씩 출자해 4000억원짜리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까지 조성된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이후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며 거침없는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지스운용은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등 공격적인 운용으로 유명했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신 리스크도 뒤따랐다. 누적 운용자산 21.4%인 14조1000억원이 부동산 개발에 투입됐다.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운용보수 감소로 이어졌다. 태영건설과 함께 했던 성수동 사업장, 마곡 지구 CP4 등 여러 개발 프로젝트에서 파열음이 발생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도 독일 트리아논 빌딩처럼 80% 이상 손실을 내며 위기 상황에 몰렸다. 이지스운용은 연결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5%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350억원으로 73.8% 줄었다.
시장에서도 국내외 각지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신호가 나오는 상황에서 매각이 성공리에 성사되기 어려운 시장환경이라는 관측과 탄탄한 회사를 싸게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양분된 시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00여명에 달하는 부동산 운용역을 갖춘 곳이 이지스가 유일한 점은 강점이지만 업황 악화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에 추가 자금 투입이 지속될 수 있어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주주간 논의 사항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시점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차준호 / 류병화 기자 chacha@hankyung.com
업계 1위 부동산투자사 매물로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주주인 손화자 씨(12.4%)와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이 직접 및 개인회사를 통해 보유한 지분(약 11%) 등 지분 약 25%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자문사 선정 절차를 밟는 등 절차를 본격화했다.대주주 외 주요 주주인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8.59%), 현대차증권(6.59%), 한토신(5.31%) 등 투자자들도 최대주주와 함께 지분을 팔수 있는 주주간계약(태그얼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매각 범위는 커질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토교통부 차관을 역임한 고(故) 김대영 창업주가 2010년 설립한 부동산 전문 투자사다. 누적 운용자산은 65조8000억원으로 2위인 마스턴투자운용(36조6000억원)과 격차가 큰 국내 1위, 아시아 3위권 운용사다. 2018년 창업주가 작고한 뒤 손 여사 등 유족들이 지분을 상속받았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경영권 매각을 타진하게 됐다.
매각 측은 예상 몸값으로 전체 지분 기준 8000억원~1조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신금융그룹이 PEF인 가이아1호로부터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약 8.2%을 인수하며 책정된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60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면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매각가가 형성되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선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과 국내 부동산PF 부실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더 낮은 기업가치를 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지스 설립 초기부터 함께한 조 전 단장 측으로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재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인수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결국 조 단장 측과 손 여사 측은 지분을 함께 매각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추진해왔다. 현재 대신증권(9.2%), 대신에프앤아이(3.1%)를 통해 합산기준 지분율 12.3%로 2대 주주에 올라있는 대신금융그룹도 관심을 보여왔지만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공개매각도 병행해 인수자를 찾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로는 부동산 투자 부문을 확장하려는 건설사 혹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된다. 앞서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대신금융그룹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글로벌PEF인 KKR도 물밑에서 접촉해왔지만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확장으로 규모 키웠지만...곳곳 파열음 우려도
이지스자산운용이 업계에 독보적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사가 된 것은 2017년쯤이다. 설립 7년만에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명동 눈스퀘어, 포도몰을 시작으로 2조원에 달하는 르네상스 호텔 부지 등 대형 부동산 자산을 싹쓸이했다.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런던 에버셰즈 본사 건물,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 빌딩 등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며 빠른 속도로 부동산 투자 자산 규모를 늘리며 전성기를 맞았다.이지스운용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기관투자가의 선택이 있었다.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다수의 연기금, 공제회들이 부동산 투자 집행에 나설 때 이지스운용을 택했다. 관 출신 경영진이 만드는 부동산 펀드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2018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절반씩 출자해 4000억원짜리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까지 조성된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이후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며 거침없는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지스운용은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등 공격적인 운용으로 유명했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신 리스크도 뒤따랐다. 누적 운용자산 21.4%인 14조1000억원이 부동산 개발에 투입됐다.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운용보수 감소로 이어졌다. 태영건설과 함께 했던 성수동 사업장, 마곡 지구 CP4 등 여러 개발 프로젝트에서 파열음이 발생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도 독일 트리아논 빌딩처럼 80% 이상 손실을 내며 위기 상황에 몰렸다. 이지스운용은 연결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5%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350억원으로 73.8% 줄었다.
시장에서도 국내외 각지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신호가 나오는 상황에서 매각이 성공리에 성사되기 어려운 시장환경이라는 관측과 탄탄한 회사를 싸게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양분된 시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00여명에 달하는 부동산 운용역을 갖춘 곳이 이지스가 유일한 점은 강점이지만 업황 악화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에 추가 자금 투입이 지속될 수 있어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주주간 논의 사항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시점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차준호 / 류병화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