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 사진=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BOJ) 정책 심의위원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데다 내달 진행될 주요 기업 임금 협상에서도 임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다.

다카타 하지메 일본 중앙은행(BOJ) 정책 심의위원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의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29일 시가현 오쓰시에서 열린 금융경제간담회에서 밝혔다. 다카타 위원은 “2%라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목표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통화 완화 정책 종료를 포함한 유연한 대응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을 위해 고려하는 또 다른 조건인 임금에 대해서도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다카타 위원은 "작년보다 임금을 더 올릴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다수 보이는 등 임금 인상 기운이 고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주요 기업의 임금협상인 '춘투'는 내달 진행된다.

다카타 위원은 일본 경제에는 춘투 외에도 물가를 끌어 올리는 구조적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일본 수입 물가도 지난 2022년부터 이에 동조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소비도 크게 늘었다. 이날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소매 판매는 지난 1월까지 23개월 연속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다. 다카타 심의위원은 향후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의 실질 GDP(국내총생산)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을 웃도는 수준에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BOJ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수개월 이내에 시작할 수 있다고 28일 전망했다. 기업이 임금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고, 이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피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 기본급은 전년 대비 1.6% 올랐다.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피치는 ”2025년까지 정책 기조는 매우 완화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BOJ는 내달 19일 열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및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회의는 4월 26일에 열린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