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스 포인트 조정한 피칭머신 훈련…현지 매체 극찬 세례
"MLB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타격 실력, 기대보다 뛰어나"

첫 홈런 친 이정후 "키 큰 투수들 대비한 훈련…좋은 결과"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친 홈런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피땀이 묻어있었다.

이정후는 지난 겨울 MLB의 키 큰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맞춤형 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그가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시범경기를 마친 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MLB 투수들은 구속도 빠르지만, 대부분 키가 크고 릴리스 포인트(손에서 공을 놓는 높이)가 다 높다"며 "그래서 공이 더 빠르게 보이고 많은 변화구가 모두 다르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내 이에 대비한 훈련을 했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역지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이정후는 지난 겨울 피칭머신의 릴리스 포인트를 조정해 집중 타격 훈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공을 때리는 것에만 몰두한 건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선 투수들의 공을 지켜보는데 많은 시간을 쓰기도 했다.

이정후는 이미 2023년 초부터 MLB 진출을 위해 타격자세를 수정하는 등 많은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철저한 준비와 성실함, 강한 의지 속에 성공적으로 MLB에 녹아들고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흡족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이정후는 직구, 변화구 등 모든 공을 잘 치고 있다.

좋은 출발을 한 것 같지 않나?"라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이정후에게 홈런, 2루타를 얻어맞은 상대 투수도 칭찬에 동참했다.

애리조나 선발 라인 넬슨은 '경기 전 (처음 만나는) 이정후의 어떤 점을 분석했나'라는 질문에 "따로 분석하지는 못했으나 지금은 그가 좋은 타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날 홈런은 이정후가 MLB 투수들의 공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정후의 타격 실력이 기대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암시한 경기이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첫 시범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했다.

MLB 홈페이지인 MLB 닷컴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정후의 홈런을 소개했다.

이정후는 이날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넬슨의 커브를 공략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작렬했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선 같은 투수를 상대로 가운데 몰린 직구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