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논술전형은 내신 영향력이 미미한 편이라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도 도전해볼 만하다.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 논술 실력만으로는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운 전형이기도 하다. 논술과 수능을 동시에 대비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2025학년도 논술전형 선발 규모를 분석해본다.
[2025학년도 대입 전략] 전국 49개 대학에서 1만1284명 선발, 주요 21개대 중 19곳…고려대도 부활

논술 실시 49개 대학 중 43곳이 수도권에

올해 수시 모집에서 논술전형은 49개 대학에서 1만1284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논술 시험을 실시하는 49개 대학 중 43곳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대학이다. 주요 21개대 중엔 서울대, 국민대를 제외한 19개 대학에서 논술전형으로 5476명을 모집한다. 특히 올해 SKY 중 한 곳인 고려대가 8년 만에 논술전형을 부활하면서 수험생의 관심이 높다. 35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고려대 논술 부활로 경쟁 관계인 연세대와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만들어질지도 관심거리다. 두 대학 모두 내신 반영 없이 ‘논술100’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연세대는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요구하지 않지만 고려대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1) 4개 등급합 8을 맞춰야 한다.

수능 최저 유무는 당락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어디가’ 기준 2023학년도 고려대 정시 합격선(70% 컷)은 국·수·탐 백분위 평균 인문은 93.0점, 자연은 92.2점으로 나타났다. 이 점수면 등급으로는 과목별로 1등급과 2등급이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 수시 수능 최저가 정시 합격선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고려대 논술전형은 수능 성적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논술+수능’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주요 21개대를 제외하고 권역별로 선발 규모를 살펴보면, 서울권은 광운대·상명대·서울과기대 등 10개 대학에서 1239명을 선발하고, 경기·인천권은 경희대(국제)·가천대·을지대 등 14개 대학에서 3080명을 뽑는다. 지방권은 연세대(미래)·고려대(세종)·부산대 등 6개 대학 1489명 규모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주요 21개 대학 내에선 인하대의 선발 인원이 458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중앙대 430명, 홍익대 384명, 성균관대 381명, 연세대 351명, 고려대 350명 순으로 선발 규모가 크다. 서울권 대학 중엔 동덕여대 200명, 서울과기대 187명, 광운대 184명, 성신여대 162명 순이다. 경인권 대학에선 가천대(글로벌) 806명, 수원대 450명, 한국공학대 290명, 한신대 240명, 경희대(국제) 229명 순으로 선발 인원이 많다. 지방권 중엔 경북대 440명, 부산대 345명 등이 선발 규모가 큰 편이다.

‘논술 100’ 17개대 4640명 선발

올해 논술전형에서 내신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논술100% 선발 대학은 전년 11개 대학 2830명에서 올해 17개 대학 4640명까지 늘어났다. 전체 1만1284명 중 41.1%에 해당하는 규모로 논술 비중으로 구분했을 때 가장 큰 선발 규모다. 올해 논술 100% 선발 대학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경희대(국제), 이화여대, 한국외대, 건국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가천대(글로벌), 가천대(메디컬), 고려대(세종), 연세대(미래), 한국외대(글로벌), 한국항공대, 한국기술교대 등 17개 대학에 해당한다. 논술 비중이 80~90% 이르는 대학도 전년 13곳에서 올해 15곳으로 증가했다. 논술 반영 비중이 크게 늘면서 논술이 당락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논술만으로 합격할 수 있다고 기대하면 곤란하다. 논술 100% 선발 인원 4640명 중 88.8%(4119명)는 수능 최저를 충족해야 한다. 논술 비중 90% 대학 중엔 79.2%(1244명 중 985명), 80% 대학 중엔 41.2%(1477명 중 609명), 70% 대학 중 65.3%(3066명 중 2001명)는 수능 성적을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수능 최저 요구 선발 비중은 전체 평균 68.4%(7714명)에 달한다.

수능 최저 수준은 영역별 평균 2~3등급 수준으로 만만치 않다. 고려대는 4개 등급합 8, 의약학을 제외한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3개 등급합 6을 충족해야 한다. 각 대학 의약학 계열은 영역별 1~2등급 수준으로 더 높다.
[2025학년도 대입 전략] 전국 49개 대학에서 1만1284명 선발, 주요 21개대 중 19곳…고려대도 부활

내신 평균 4~5등급도 도전해볼 만

논술전형에서 내신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논술전형 합격생의 내신 평균 등급은 평균 3~5등급 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학년도 각 대학 발표 입시 결과를 분석해보면, 인문계열은 경희대 3.4등급(학과별 최고 2.3등급~최저 4.1등급), 동국대 3.0등급(2.3~4.2), 세종대 3.7등급(3.1~4.0), 숭실대 3.9등급(3.8~4.0), 단국대(죽전) 4.5등급(4.2~5.0), 인하대 4.7등급(4.0~5.7)으로 분석된다. 자연계도 이와 비슷하다. 자연계의 경우 경희대 3.3등급(1.9~4.0), 동국대 2.9등급(2.1~3.8), 세종대 4.1등급(3.4~4.8), 숭실대 3.5등급(3.4~3.6), 단국대(죽전) 4.5등급(3.9~4.9), 인하대 4.3등급(2.6~5.3) 수준에서 내신 평균이 형성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이처럼 논술전형에서 내신 영향력은 논술, 수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다. 내신은 다소 부족하지만 논술과 수능이 우수하다면 적극적으로 준비해보기를 권한다.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목표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6월부터는 논술 준비를 꾸준하게 해 수능과 논술 준비 간 균형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