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테마株' 급락…오버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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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글·리튬포어스·국보 등
배터리 관련 사업 진출 후 급등
전기차 둔화에 되레 악재로
사업 진행 속도 지지부진
CB 발행 물량도 주가에 부담
배터리 관련 사업 진출 후 급등
전기차 둔화에 되레 악재로
사업 진행 속도 지지부진
CB 발행 물량도 주가에 부담
‘2차전지’ 분야를 신사업으로 내걸어 주목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급락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발표 이후 장기간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데다, 그동안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모은 탓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커졌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는 점도 이들 종목에 악재가 되고 있다. 그동안 2차전지를 테마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최근엔 주력 사업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정관에 추가한 2차전지 테마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휴대폰 액세서리를 시작으로 반도체 검사장비, 2차전지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힌 리튬포어스 주가도 지난해 4월 장중 고점(3만5500원)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2차전지 신사업을 위해 발행한 CB에 대한 주식 전환 청구권이 연이어 행사되면서다.
이 회사는 작년 1월 2차전지 필수 소재인 수산화리튬을 만드는 리튬플러스의 CB를 취득하기 위해 3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리튬포어스가 발행한 CB는 지난 1월 18일부터 주식 전환 청구가 가능해졌다. 전환가액이 4575원으로 현 주가(6630원)보다 낮아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종합 물류기업인 국보는 최근 사업목적에 2차전지를 추가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3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신사업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제는 2차전지 업황이 위축되다 보니 신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주가가 급락하거나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오버행 우려가 생길 수 있다. ‘무늬만 신사업’에 해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도 신사업에 나선 회사 중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이나 연구개발(R&D) 내역을 통해 신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능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는 점도 이들 종목에 악재가 되고 있다. 그동안 2차전지를 테마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최근엔 주력 사업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정관에 추가한 2차전지 테마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2차전지’ 앞세웠지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이글 주가는 전날 8.96% 떨어진 7320원에 마감했다. 작년 4월 장중 고점(3만8900원)에 비해서는 80% 넘게 급락했다. 조리기구 제조사 자이글은 지난해 초 2차전지 시장에 진출한 이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미국 펀드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다섯 차례 납입일을 미루더니 결국 지난해 말 철회했다. 회사 측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조 사업이 절차대로 진행된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기 직전 수준으로 떨어졌다.휴대폰 액세서리를 시작으로 반도체 검사장비, 2차전지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힌 리튬포어스 주가도 지난해 4월 장중 고점(3만5500원)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2차전지 신사업을 위해 발행한 CB에 대한 주식 전환 청구권이 연이어 행사되면서다.
이 회사는 작년 1월 2차전지 필수 소재인 수산화리튬을 만드는 리튬플러스의 CB를 취득하기 위해 3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리튬포어스가 발행한 CB는 지난 1월 18일부터 주식 전환 청구가 가능해졌다. 전환가액이 4575원으로 현 주가(6630원)보다 낮아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종합 물류기업인 국보는 최근 사업목적에 2차전지를 추가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3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신사업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커지는 오버행 우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가 이어지자 2차전지 소재·장비 사업 진출을 선언한 중소·중견기업이 부쩍 늘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유상증자나 CB 발행을 통해 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한다.문제는 2차전지 업황이 위축되다 보니 신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주가가 급락하거나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오버행 우려가 생길 수 있다. ‘무늬만 신사업’에 해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도 신사업에 나선 회사 중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이나 연구개발(R&D) 내역을 통해 신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능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