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랏빚 100일마다 1조달러씩 불어"…대선판 변수되나
미국의 나랏빚이 100일마다 1조달러(약 1336조원)꼴로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하는 돈만 연간 국방비 지출액을 넘어설 거란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미국인 1인당 약 5000만원의 나랏빚을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국가 부채가 미 대선판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CNBC 방송이 미 재무부 자료를 검토한 바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6월 15일 32조달러, 9월 15일 33조달러, 올해 1월 4일 34조달러를 나란히 돌파했다. 약 7개월 새 3~4개월의 간격을 두고 조 단위 ‘퀀텀 점프’가 두 차례나 있었던 것이다.
"美 나랏빚 100일마다 1조달러씩 불어"…대선판 변수되나
국가 부채 규모가 31조달러에서 32조달러가 되기까지는 8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 증가 속도는 두 배가량 빨라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미국의 국가 부채는 사상 최대인 34조4000억달러(약 4경6000조원)에 이른다.

미 의회의 입법 보조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 연방정부의 이자 비용이 8700억달러(약 11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6590억달러) 대비 32%나 불어난 금액이다. 이자 지급액이 연간 국방 예산(8220억달러)을 웃도는 초유의 사태도 예상되고 있다. CBO는 작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4% 수준이던 이자 비용이 2034년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부채 감축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 피터 G. 피터슨재단은 향후 10년간 미 연방정부가 이자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향후 10년간 총 12조4000억달러(약 1경7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전례 없이 큰 규모다. 1인당 부담액은 3만7100달러(약 5000만원)로 계산된다.
"美 나랏빚 100일마다 1조달러씩 불어"…대선판 변수되나
국가 부채 급증세는 팬데믹 기간 경기 부양 목적의 정부 지출이 이미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높인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100일 주기로 국가 부채가 1조달러씩 늘어나는 현재의 패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트넷 전략가는 “금, 비트코인 등 화폐 가치 하락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투자 자산들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암호화폐의 경우 올해에만 447억달러(약 60조원)가 유입되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2083달러로 역대 최고치에 올라섰으며, 비트코인은 6만20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서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