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2만명 거리로 나왔다…응급환자 가려 받는 병원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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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사 '강대강' 대치 속 의료 현장 혼란 지속
의대 증원 반발 의사들 '총궐기대회'…2만명 모여
환자 부분 수용·수술 취소 잇따라…암환자들 '불안'
의대 증원 반발 의사들 '총궐기대회'…2만명 모여
환자 부분 수용·수술 취소 잇따라…암환자들 '불안'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의료 현장의 계속되고 있다. 빅5'로 불리는 서울의 대형 병원들은 응급 환자까지 가려 받는가 하면, 암 환자가 수술 일주일을 앞두고 '수술 취소 통보'를 받는 사례 등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공의들이 하나둘 병원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지만, 현장에서 아직 이를 체감하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다.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은 아직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병원은 이미 수술을 50% 가까이 줄이면서 신규 환자의 입원과 외래 진료를 대폭 축소한 채로 버티고 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교수와 전임의 등을 활용해 최대한 가동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응급실에서 내과계 중환자실(MICU) 환자를 더는 수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심근경색과 뇌출혈 등 응급환자마저도 부분적으로만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도 얼굴을 포함해 단순히 피부가 찢기거나 벌어진 열상 환자의 경우 아예 24시간 응급실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현 상황이 지속하면 수술과 진료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고, 환자들의 대기 시간도 2∼3배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병원은 간호사 인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에 대응하고자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조정하는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즉시 시작한 바 있다.
전국 수련병원장은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 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병원장은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고 간호부서장과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진료 과목별 부족한 인력을 파악하고, 간호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진료 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약 2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의사의 노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탄압하려 든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을 두고서는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 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 살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나고 선배 의사들까지 거리로 나간 상황에서 환자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은 커지고 있다. 한 갑상샘암 환자는 암 환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술 일주일을 앞두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취소를 통보받았다며 "언제 정상화될지 기약이 없다더라. 기약이 없어서 이게 그동안 더 커지거나 퍼질까 봐 걱정되는데 괜찮겠느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정한 복귀 시한(2월 29일)을 넘겨서까지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은 것을 두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또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청년들로서, 전공의들에게는 의료 현장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어떤 이유로든 의사가 환자에 등 돌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재차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전공의 복귀 움직임 구체화 안 됐다…의료 현장 혼란 '심화'
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의 병원들은 전공의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한 데 따라 수술과 진료를 줄이는 비상 진료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이들의 복귀와 전임의들의 추가 이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른바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은 아직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병원은 이미 수술을 50% 가까이 줄이면서 신규 환자의 입원과 외래 진료를 대폭 축소한 채로 버티고 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교수와 전임의 등을 활용해 최대한 가동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응급실에서 내과계 중환자실(MICU) 환자를 더는 수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심근경색과 뇌출혈 등 응급환자마저도 부분적으로만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성모병원도 얼굴을 포함해 단순히 피부가 찢기거나 벌어진 열상 환자의 경우 아예 24시간 응급실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현 상황이 지속하면 수술과 진료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고, 환자들의 대기 시간도 2∼3배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병원은 간호사 인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에 대응하고자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조정하는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즉시 시작한 바 있다.
전국 수련병원장은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 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병원장은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고 간호부서장과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은 진료 과목별 부족한 인력을 파악하고, 간호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진료 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리로 나온 의사들…정부·의사 '강대강' 대치 지속
의료계에서는 정부와 전공의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사태가 종료된 후에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의사를 향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정부의 강도 높은 발언 등을 겪은 전공의들이 아예 수련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약 2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의사의 노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탄압하려 든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을 두고서는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 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 살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나고 선배 의사들까지 거리로 나간 상황에서 환자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은 커지고 있다. 한 갑상샘암 환자는 암 환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술 일주일을 앞두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취소를 통보받았다며 "언제 정상화될지 기약이 없다더라. 기약이 없어서 이게 그동안 더 커지거나 퍼질까 봐 걱정되는데 괜찮겠느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정한 복귀 시한(2월 29일)을 넘겨서까지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은 것을 두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또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청년들로서, 전공의들에게는 의료 현장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어떤 이유로든 의사가 환자에 등 돌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재차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