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장터인 GPT스토어가 문을 연 지 50일이 지났다. AI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AI판 앱스토어’가 되기엔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오픈AI에 비용을 치른 일부 이용자만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한계로 거론된다. 데이터 보안, 챗봇의 신뢰도 등을 둘러싼 논란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출시 50일' GPT스토어, 인기 벌써 시들

GPT스토어 인기 시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A사는 GPT스토어에 가이드 챗봇을 공개하려던 계획을 최근 접었다. 회사 CS팀의 업무 부담을 덜고 마케팅에도 활용한다는 목적이었지만 GPT스토어 이용자 자체가 적어 챗봇 개발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A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GPT스토어에 챗봇을 올렸다는 상징적인 사실 외엔 별다른 이점이 없어 회사 역량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GPT스토어 공개 초반 쏟아진 높은 관심이 출시 50일이 지나면서 조금씩 식어가는 모습이다. GPT스토어는 코딩 없이 챗GPT 대화창에서 챗봇을 만들고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는 AI 챗봇 장터다. 국내에선 폴라리스오피스, 토스랩 등이 일찌감치 가이드 챗봇을 올렸고, 일부 기업은 ‘GPT스토어 수혜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AI 친화 기업이란 이미지를 노린 스타트업 역시 GPT스토어 오픈 초기 앞다퉈 챗봇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GPT스토어 이용자가 챗GPT에 비해 많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GPT스토어에서 만들어진 세계 챗봇 사용량은 챗GPT 웹 트래픽의 2.7%에 불과했다. 미국 내로 좁혀도 4.1%에 그쳤다. GPT스토어 출시에 따른 유료 전환율이 높지 않았다는 뜻이다.

GPT스토어는 이용자가 앱을 건별로 구매하는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판매 방식이 다르다. 일단 GPT4 유료 버전 이용자만 스토어에 들어올 수 있다. 한 달에 20달러 구독료를 내야 하는 일종의 ‘입장료 모델’인 셈이다. 앱을 구매할 때마다 건별로 결제하는 방식보다 문턱이 훨씬 높다.

수익 분배 정책이 해법 될까

데이터 보안과 챗봇 정확도 역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GPT스토어가 공개된 뒤 주요 개발자 커뮤니티엔 GPT스토어로 만든 챗봇으로부터 프롬프트(명령어) 데이터가 담긴 파일을 빼냈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프롬프트란 AI 챗봇을 만들 때 필요한 초기 입력값이다. 일부 챗봇은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대응하지 못하고 해킹당한 챗봇도 적지 않았다.

오픈AI는 GPT스토어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챗GPT 플러그인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플러그인을 활용한 신규 대화 생성이 막힌다. 4월 9일엔 아예 챗GPT 플러그인 서비스가 종료된다. 플러그인은 챗GPT에 다른 앱 서비스를 연동하는 기능으로, GPT스토어와 기능이 겹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챗GPT와 연결된 플러그인 수는 1000여 개에 달한다.

오픈AI는 이달 GPT스토어에 챗봇을 출시한 개발자를 위해 수익 분배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료 고객이 지급한 사용료를 나누는 ‘동기부여 모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의 중개수수료는 최대 30% 수준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