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예술섬’ 나오시마를 상징하는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작품 ‘호박’(2022). 베네세하우스 인근 부둣가에 설치돼 있다.  야마모토 다다스
일본의 ‘예술섬’ 나오시마를 상징하는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작품 ‘호박’(2022). 베네세하우스 인근 부둣가에 설치돼 있다. 야마모토 다다스
“한국판 나오시마(直島)를 만들자.”

몇 년 전부터 국내 각지의 지방자치단체가 심심찮게 외치는 구호다. 일본 나오시마가 인구 감소로 신음하던 외딴섬을 문화와 예술로 부흥시킨 ‘지방 살리기의 교과서’ 같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나오시마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암울한 섬이었다. 도쿄에서 기차로 4시간30분, 오사카에서는 2시간30분을 달린 후 배로 20분을 더 가야 하는 외딴곳. 한때 섬을 먹여 살리던 구리 제련소가 규모를 줄이면서 주민들은 너도나도 고향을 등졌다. 유독 가스로 파괴된 산림만 덩그러니 남았다.

1987년 시작된 ‘나오시마 프로젝트’는 모든 것을 바꿨다.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미술 작품(사진), 클로드 모네의 ‘수련’ 등 근현대 거장의 작품이 즐비한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전 세계에서 미술 애호가들이 몰려왔다. 8㎢ 남짓한 이 섬을 찾는 관광객은 연평균 65만 명. 이곳의 호텔은 반년 전부터 예약 전쟁이 벌어진다. 관광이 살아나자 이주 인구도 늘었다. 현지 언론은 최근 “나오시마로 이주하는 젊은 사람이 늘어 집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오시마의 성공 사례는 국내 많은 지자체의 ‘롤모델’이 됐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나오시마 현장 취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성공 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나오시마=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