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시위대가 휴전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시위대가 휴전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표단이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핵심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재국 미국은 라마단(3월 10일~4월 8일)이 시작되기 전에 휴전 협상을 타결하기를 원했지만, 구호 트럭 참사 등으로 협상 성공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가 이끄는 협상단은 카이로에 도착했다. 미국, 카타르 등 중재국 대표들도 카이로에 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지난 주말 살아있는 인질 명단과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하마스가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하마스가 생존 인질의 전체 명단을 공개하라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부한 후 이스라엘은 휴전 회담을 보이콧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의 한 관리 역시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관리들에 따르면 하마스는 석방을 원하는 팔레스타인 포로가 누구인지, 인질 1명당 몇 명이 석방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런 상황에서는 협상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협상 참여를 일단 보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은 6주간의 휴전, 노약자·여성·병자 인질 석방을 포함하는 협상안을 내부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부에서는 가자지구 휴전을 위해 이스라엘 압박을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최근 ‘구호 트럭 참사’에 대해 미국의 대응이 늦어진 점을 언급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주당의 딕 더빈 상원의원은 CNN방송에서 “구호 물품 공중 투하를 지지하지만, 이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휴전과 인도적 대응을 추진해달라”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이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연설하며 “우리가 매일 가자지구에서 목격하는 것들이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즉시 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