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금호석유·효성 오너家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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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매듭
계열분리 나서거나
경영권 놓고 대충돌
고려아연 崔·張 표대결
금호석유 '조카의 난' 재점화
계열분리 나서거나
경영권 놓고 대충돌
고려아연 崔·張 표대결
금호석유 '조카의 난' 재점화
![고려아연 금호석유화학 효성 오너 일가가 ‘불편한 동거’를 끝낼 조짐이다. 사진은 주요 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도심.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AA.35989576.1.jpg)
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이달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회사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 장형진 고문 일가가 표 대결에 나섰다. 두 가문은 주총 안건에서 배당안과 정관변경안을 놓고 충돌했다. 고려아연은 주당 50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정관변경 안건 표 대결은 영풍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정관변경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최 회장 일가와 장 고문 일가의 지분율은 각각 33%, 32%다. 장 고문 일가는 사실상 3분의 1을 확보했다. 여기에 고려아연 주총의 주주참석률은 평균 85%(지분 기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안건의 부결이 확실시된다. 반면 배당 안건은 일반결의 사항인 만큼 우호지분이 더 많은 최 회장 일가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최 회장 일가와 영풍의 갈등은 갈수록 첨예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2030년까지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투자유치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영풍은 외부 투자유치에 반대하면서 최 회장 일가와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은 두 가문이 주식교환 등을 활용해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한 영풍 등의 지분을 장형진 고문 일가에 넘기고, 그 대가로 장 고문 일가로부터 고려아연 지분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박 전 상무가 결국에는 보유한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 전 상무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고 여론전을 펴는 것도 협상력을 높여, 더 비싼 값에 지분을 넘기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은 회사를 둘로 쪼개는 계열분리 작업에 나섰다. 효성 조현준 회장(지분 21.94%)과 조현상 부회장(21.42%) 형제는 각자의 지주사를 바탕으로 서로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효성은 인적분할로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조 회장이 효성, 조 부회장이 효성신설지주를 바탕으로 계열분리에 나선다. 효성신설지주에는 상장사인 효성첨단소재와 비상장사 효성인포메이션(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를 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