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배당 놓고 75년 동업자 갈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려아연 배당금 표대결
<앵커>
세계 1위 아연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의 주주총회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주총을 앞두고 70년 가까이 동업 중인 영풍그룹과 고려아연의 신경전을 펼쳐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강 기자, 주총 앞두고 양사의 신경전은 매년 있지 않았나요, 올해 유독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올해 주총에서 양사가 처음으로 표 대결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영풍 측은 결의안 중 두 가지 안건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주주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먼저 전년보다 낮은 배당안입니다.
고려아연은 이번 이사회에서 보통주 1주당 5,000원 배당금을 제시했는데요. 영풍은 반박하며 1만원을 제안했습니다. 1년 배당금과 비교해 5,000원 줄기 때문입니다.
또 고려아연은 기존 외국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지 말고, 국내 법인에게도 받을 수 있도록 정관 변경안을 올렸는데요.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우호적인 제3자(백기사)와 손을 더 쉽게 잡아 기존 주식가치의 희석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풍 측이 이기면 줄어들 배당금이 늘어날 수 있으니 주주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것 같은데, 배당금과 관련해 현재 표대결이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현재 고려아연 최씨 가문 측 지분율은 약 33.2%, 영풍 장씨 가문 측은 약 32%로 박빙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분 약 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는 상황입니다.
2022년 주총에서 국민연금 측이 영풍 장 고문의 고려아연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만큼 최씨 측에 가깝다는 평이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 어느 쪽인지 입장은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소액주주들의 반대도 변수입니다.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KCGI자산운용은 영풍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지분율은 0.1% 내외입니다.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면서 고려아연과 영풍은 현재 직접 개인주주를 일일이 찾아 설득 작업과 위임장을 받는 중입니다. 또 주주명부가 결정된 상태라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을 위한 최씨와 장씨의 갑자기 지분 매입을 할 가능성은 낮고요.
<앵커>
그렇다면 배당금과 함께 주총서 안건 통과는 어떻게 될 전망인가요? 주주들의 입장들도 궁금합니다.
<기자>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배당금 축소안은 통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당금은 참석 주주 과반수만 찬성하면 되는 일반 결의사항이기 때문인데요.
고려아연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28.3% 줄었음에도 주주환원율이 현재 73.6%로 높은 편입니다.
지난해 자사주 취득과 소각이 포함된 주주환원 총액도 4,000억원대로 유지 중이기도 하고요.
고려아연의 내실 경영을 믿고 장기투자 중인 주주들, 배당금을 더 요구하는 주주들로 현재 반반 나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기업이 모든 이익금을 투자하지 않고 주주환원에 쓰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떨어뜨린다"고 전했습니다.
배당금 외에 정관변경 안은 주총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영풍 측 장씨 일가가 모두 반대표를 던진다면 통과는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주총을 앞두고 양측이 다투는 안건만 부각되고 있지만 고려아연 사업 관련 안건들도 새로 추가됐다고요?
<기자>
사업목적 추가에 대한 안건입니다. 이 안건은 영풍 측도 찬성하고 있고요.
고려아연은 천연가스사업과 관련해 수출입뿐 아니라 판매업을 덧붙였습니다. 전기공급 및 판매업도 새로 추가했는데요.
오르고 있는 전기요금에 대응하고, 배터리 소재와 수소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고려아연의 주력 제품인 아연의 제련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자회사인 켐코(황산니켈)와 케이잼(동박)에서도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려아연은 신사업에서 올해 매출 9,000억원, 10년 뒤에는 12조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강미선기자 msk524@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