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만 살아남는 주가…보톡스株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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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업계 주가의 ‘승자독식’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휴젤이 미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따내며 타 업체와 주가 상승률 차이를 벌린 가운데, 경쟁사들 주가가 소송전 등 외부 요인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주가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으면서도, 재판 결과에 따른 주가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젤은 10.11% 오른 20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1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휴젤은 이날 보톡스 제제 ‘레티보’ 50유닛(Unit)과 100유닛 품목허가를 지난달 29일 FDA로부터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휴젤은 미국과 중국, 유럽에 모두 진출한 국내 첫 보톡스 기업이 됐다. 2021년 FDA 문을 두드린 후 3년 만의 결실이다. 레티보는 국내 제제 중에선 대웅제약 ‘나보타’와 매출액 1, 2위를 다퉈왔다.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15일 교보증권은 기존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이날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레티보의 미국 2~6년 차 매출액 2126억원을 시가총액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분석의 요지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 주가는 연초 대비 20% 올라 보톡스 업체 중 가장 큰 상승을 기록했다”며 “미국 매출액을 공격적으로 가정하지 않더라도 올해 영업이익이 1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하는 등 기대할 요소가 남았다”고 평가했다.
타사 주가는 상대적으로 휘청이는 모습이다.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소송전을 겪고 있어서다. 메디톡스 주가는 올들어 36.42% 꺾였다. 증권가에선 메디톡스가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판결 내용에 따라 주가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최근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와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불법으로 취득하고 사용했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심에선 대웅제약이 400억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났지만, 대웅제약은 반발하고 있어 소송이 길어질 전망이다.
위 연구원은 “나보타(대웅제약 보톡스)의 내수 판매 금지 등의 판결이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귀속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대웅제약 주가도 3.58% 내렸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전망이며, 법률 분쟁으로 톡신(보톡스)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해당 사업 글로벌 경쟁 강도도 과거 대비 높아진 상황이라 기다림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소송전은 격화한 보톡스 업계 경쟁의 단면이란 것이 공통된 평가다. 국내 보톡스 업계는 휴젤 메티톡스 대웅제약을 제외하고도 휴온스 그룹 파마리서치바이오 종근당바이오 등 이미 10개 이상 업체가 생존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FDA 승인을 따낸 휴젤 역시도 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소송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휴젤이 패배할 시 영업이익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악재를 방어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주가 예측에서 가장 어려운 요인이 소송 결과의 파급력”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판결과 업계 점유율 판도에 따라, 주가의 승자독식 수혜를 누릴 주인공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나머지 보톡스 업체 중 상당수는 비상장사나 코넥스, 코스닥시장에서 다소 영세한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각 그룹의 주력 상장사 주가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다. 증권사 한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대형사 몇 곳을 제외하면 커버리지(분석 대상 기업)에 넣기엔 시가총액이 미미하고, 소속 그룹의 주가에 끼치는 영향도 적다”며 “보톡스 시장 경쟁이 앞으로도 극심할 예정이라, 오히려 현재 상태가 각사 주가에 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젤은 10.11% 오른 20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1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휴젤은 이날 보톡스 제제 ‘레티보’ 50유닛(Unit)과 100유닛 품목허가를 지난달 29일 FDA로부터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휴젤은 미국과 중국, 유럽에 모두 진출한 국내 첫 보톡스 기업이 됐다. 2021년 FDA 문을 두드린 후 3년 만의 결실이다. 레티보는 국내 제제 중에선 대웅제약 ‘나보타’와 매출액 1, 2위를 다퉈왔다.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15일 교보증권은 기존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이날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레티보의 미국 2~6년 차 매출액 2126억원을 시가총액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분석의 요지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 주가는 연초 대비 20% 올라 보톡스 업체 중 가장 큰 상승을 기록했다”며 “미국 매출액을 공격적으로 가정하지 않더라도 올해 영업이익이 1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하는 등 기대할 요소가 남았다”고 평가했다.
타사 주가는 상대적으로 휘청이는 모습이다.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소송전을 겪고 있어서다. 메디톡스 주가는 올들어 36.42% 꺾였다. 증권가에선 메디톡스가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더라도 판결 내용에 따라 주가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최근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와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불법으로 취득하고 사용했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심에선 대웅제약이 400억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났지만, 대웅제약은 반발하고 있어 소송이 길어질 전망이다.
위 연구원은 “나보타(대웅제약 보톡스)의 내수 판매 금지 등의 판결이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귀속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대웅제약 주가도 3.58% 내렸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전망이며, 법률 분쟁으로 톡신(보톡스)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해당 사업 글로벌 경쟁 강도도 과거 대비 높아진 상황이라 기다림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소송전은 격화한 보톡스 업계 경쟁의 단면이란 것이 공통된 평가다. 국내 보톡스 업계는 휴젤 메티톡스 대웅제약을 제외하고도 휴온스 그룹 파마리서치바이오 종근당바이오 등 이미 10개 이상 업체가 생존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FDA 승인을 따낸 휴젤 역시도 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소송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휴젤이 패배할 시 영업이익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악재를 방어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주가 예측에서 가장 어려운 요인이 소송 결과의 파급력”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판결과 업계 점유율 판도에 따라, 주가의 승자독식 수혜를 누릴 주인공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나머지 보톡스 업체 중 상당수는 비상장사나 코넥스, 코스닥시장에서 다소 영세한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각 그룹의 주력 상장사 주가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다. 증권사 한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대형사 몇 곳을 제외하면 커버리지(분석 대상 기업)에 넣기엔 시가총액이 미미하고, 소속 그룹의 주가에 끼치는 영향도 적다”며 “보톡스 시장 경쟁이 앞으로도 극심할 예정이라, 오히려 현재 상태가 각사 주가에 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