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2년째 시황 부진" 화학주, 중국 부양책엔 반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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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 부진과 운송비 부담에 비실대던 화학주가 강하게 반등했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순수 석유화학 종목인 대한유화는 4.91% 상승한 1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화학 사업이 주력인 롯데케미칼과 LG화학도 각각 3.76%와 1.99% 상승했다.
이날 시작된 중국 양회에서 강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화학주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면 바닥을 기고 있는 화학제품 수요가 개선돼 업황 회복을 촉진할 수 있어서다.
중국이 강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막연한 건 아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양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를 공고히 했다면, 올해는 ‘경제’가 최대 화두일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중국인민공화국 수립 75주년으로, 내년 종료되는 14차 5개년 계획의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내놓는 경제 정책이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할 때 보통 0.1%포인트씩 조정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큰 인하폭이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LPR 인하도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증시 부양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석유화학섹터 회복을 위해 재정적자 확대나 큰 폭의 추가 금리 인하 등 수요 측면에서 훈풍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중국의 정책이 절실하다”며 “이번 양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석유화학업종은 투자자가 접근할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부양책에 따른 화학업종 회복을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작는 부양·지원 규모에 실망하는 사례가 작년 내내 이어졌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가 부진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풀었던 유동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우려돼 적극적인 부양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화학산업 내부적으로도 아직 팬데믹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예상 외로 화학업황이 호조를 보이자,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설비 증설을 추진한 후폭풍이 2022년부터 업황을 짓눌렀다. 특히 새로 지어진 설비들의 가동이 작년에 집중돼 국내 상장 화학업체들의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작년 4분기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99억원과 30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사업을 하는 기초소재부문의 영업손실 규모가 1170억원에 달했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석유정제 부산물)의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재고평가손실까지 겹치면서다.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을 빼고 보면 올해 1분기 상황도 좋지 않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수에즈운하를 비롯한 해상 운송로의 관문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운송비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비 상승에 현재 대부분 화학제품 수익성은 작년 4분기보다도 낮다”고 전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순수 석유화학 종목인 대한유화는 4.91% 상승한 1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화학 사업이 주력인 롯데케미칼과 LG화학도 각각 3.76%와 1.99% 상승했다.
이날 시작된 중국 양회에서 강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화학주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면 바닥을 기고 있는 화학제품 수요가 개선돼 업황 회복을 촉진할 수 있어서다.
중국이 강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막연한 건 아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양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를 공고히 했다면, 올해는 ‘경제’가 최대 화두일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중국인민공화국 수립 75주년으로, 내년 종료되는 14차 5개년 계획의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내놓는 경제 정책이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할 때 보통 0.1%포인트씩 조정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큰 인하폭이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LPR 인하도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증시 부양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석유화학섹터 회복을 위해 재정적자 확대나 큰 폭의 추가 금리 인하 등 수요 측면에서 훈풍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중국의 정책이 절실하다”며 “이번 양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석유화학업종은 투자자가 접근할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부양책에 따른 화학업종 회복을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작는 부양·지원 규모에 실망하는 사례가 작년 내내 이어졌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가 부진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풀었던 유동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우려돼 적극적인 부양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화학산업 내부적으로도 아직 팬데믹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예상 외로 화학업황이 호조를 보이자,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설비 증설을 추진한 후폭풍이 2022년부터 업황을 짓눌렀다. 특히 새로 지어진 설비들의 가동이 작년에 집중돼 국내 상장 화학업체들의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작년 4분기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99억원과 30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사업을 하는 기초소재부문의 영업손실 규모가 1170억원에 달했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석유정제 부산물)의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재고평가손실까지 겹치면서다.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을 빼고 보면 올해 1분기 상황도 좋지 않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수에즈운하를 비롯한 해상 운송로의 관문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운송비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비 상승에 현재 대부분 화학제품 수익성은 작년 4분기보다도 낮다”고 전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