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선 주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각종 재판으로 인해 트럼프의 대선 출마 자격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인 고령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4일 빅데이터 컨설팅업체 아르스프락시아에 의뢰해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있는 민주당·공화당 게시판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관심 주제 20여 개 중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1위를 차지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4위를 기록했다.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출마 자격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콜로라도법원은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선동해 2021년 1월 6일 의회의사당을 점거하게 한 것은 반란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이름을 경선 투표용지에서 빼라고 판결했다. 공직자가 반란에 가담할 경우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하도록 한 수정헌법 14조 3항을 근거로 삼았다. 트럼프는 2심에서도 지자 “대통령은 수정헌법 14조 3항이 규정하는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바이든의 고령 리스크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아르스프락시아 분석 결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령 리스크에 대한 관심은 전체 주제 중 13위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8위였다.

전문가들은 11월 대선까지 고령 리스크가 바이든의 아킬레스건으로 부각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는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고령은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서다.

다만 트럼프도 고령 리스크를 비껴가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가 지난달 29일 모닝컨설트와 함께 경합주 7곳의 유권자 약 5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너무 늙었다”고 답한 비율이 바이든은 82%였고, 트럼프도 47%에 달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일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혼동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오바마에 대한 존경심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