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노동자들의 정신과 신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삼성전자가 정면 반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4일 국회에서 삼성·전자계열사 노동안전보건 실태 조사연구 보고서 발표회를 열어 삼성전자서비스와 삼성전자판매, 삼성SDI,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180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약 8개월간 진행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노조는 수면장애의 경우 삼성전자서비스 72%, 삼성전자판매 68% 등으로 2020년 임금노동자 평균인 15%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우울증세 유병률 역시 45.8~69.5%로 평균치인 18.4%의 두 배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1년 동안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한 비율이 9.2~16.7%에 달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근골격계 질환 수준이 심각하며, 삼성SDI에서 화학물질 안전사고를 증언한 사례가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날 홈페이지 뉴스룸에 반박 자료를 올려 해당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보고서에 언급된 4개사 직원들의 자살, 수면장애 등 관련 조사 결과에 대해 “직원들을 상대로 한 건강검진 결과 많게는 10배가량 수치를 과장했고 특정 항목의 경우 수십 배를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암·희귀질환 관련 조사의 경우 정확한 발병 케이스를 기반으로 한 통계가 아니라 ‘주변에서 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식의 모호하고 주관적인 방식으로 설문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유해 화학물질 관련 내용에 대해선 “삼성의 휴대폰·배터리 공장에서 사용하는 에틸알코올, 황산 등은 국내외 많은 제조공정에서 필수 불가결하게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라며 “문제는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엄격히 통제된 작업환경에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