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장치 제조업체인 비트로가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에서 쓰이는 응원봉 조명을 제어하는 기술을 두고 다툰 특허소송 2심에서도 이겼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21부(수석판사 문주형)는 팬라이트가 비트로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2심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제품 폐기 및 4억5000만원 손해배상 등 팬라이트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비트로는 2019년 관객들이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응원봉을 연동하면 무선제어시스템을 사용해 각각의 응원봉 조명 상태를 제어하는 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이 기술을 앞세워 슈퍼주니어, 아이유, 엑소 등의 콘서트에서 응원봉을 활용한 다양한 조명효과를 연출했다.

팬라이트는 이 같은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는 무선통신을 활용해 복수의 응원봉 조명 상태를 미리 설정된 그룹별로 제어하는 기술을 2018년 말 특허 등록했다. 비트로는 “특정 그룹을 미리 설정하지 않고 가상의 좌표평면에서 함수를 사용해 개별 응원봉을 제어하기 때문에 팬라이트의 특허와 다르다”고 맞섰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비트로 측 손을 들어줬다. 팬라이트가 2심 진행 과정에서 아이유의 데뷔 14주년 콘서트(2022년 9월)에서 쓰인 비트로의 응원봉 제어 방식이 자사 기술처럼 ‘미리 설정된 그룹별 제어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비트로의 기술을 활용한 여러 공연에서 응원봉 조명으로 하트나 타원형 등 비교적 복잡한 형태가 연출됐다”며 “원고가 ‘그룹으로 묶였다’고 주장한 장면은 여러 제어 대상이 결과적으로 함께 동작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김진성/민경진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