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하라”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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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시간
어맨사 임버 지음
김지아 옮김/다산북스
464쪽|1만9800원
어맨사 임버 지음
김지아 옮김/다산북스
464쪽|1만9800원
‘시간’은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방송에 출연하고, 가정에도 충실한 것처럼 보이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그런 예다. 일론 머스크 역시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여러 기업을 동시에 경영하면서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거인의 시간>은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비법을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 어맨사 임버는 조직 심리학자이며, 행동과학 컨설팅 회사인 인베티움 설립자다. 구글, 애플, 레고 등의 기업에 일하는 방식을 컨설팅하는 그는 이 책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책은 일종의 사례집이다. 여러 인물들의 노하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구글에서 일했던 제이크 냅은 10여 년 동안 ‘할 일 목록’에 의존해 살았다. 문제는 할 일 목록에 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고안했다. 하루에 딱 한 가지라도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저는 스스로에게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해 보자. 어떤 일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이기를 바라는가? 어떤 일에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낄 것 같은지 한 가지만 골라보자’라고 말합니다.”
많은 시간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낭비되곤 한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있다. 바로 ‘헤밍웨이 트릭’이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글이 술술 써질 때 거기서 딱 멈춰야 한다”고 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도 글을 쓸 때 빈 종이를 마주하는 두려움을 피하려 같은 전략을 썼다.
레이첼 보츠먼 옥스퍼드대 경영대 초빙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음 날 아침에 전날 멈춘 문장을 이어서 쓰면 정말 쉽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전날 마무리 지은 일을 다음 날 새롭게 이어서 시작하려면 더 힘들어요. 마치 차량 엔진 시동을 새로 켜는 것과 같죠.”
이 외에도 온갖 방법들이 책에 담겼다. 이메일 확인은 하루에 3회, 정해진 시간에 하라고 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20분씩 나 자신과 회의하는 시간을 가지라고도 한다.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외주를 주라고 하고, 스마트폰은 업무 중에 사물함에 넣어두는 식으로 멀리하라고 말한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공부 잘하는 방법을 담은 책을 읽는다고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런 책도 한계가 있다. 사실 우리는 어디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이를 막을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행동이 ‘작심삼일’에 그치는 게 문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거인의 시간>은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비법을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 어맨사 임버는 조직 심리학자이며, 행동과학 컨설팅 회사인 인베티움 설립자다. 구글, 애플, 레고 등의 기업에 일하는 방식을 컨설팅하는 그는 이 책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책은 일종의 사례집이다. 여러 인물들의 노하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구글에서 일했던 제이크 냅은 10여 년 동안 ‘할 일 목록’에 의존해 살았다. 문제는 할 일 목록에 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고안했다. 하루에 딱 한 가지라도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저는 스스로에게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해 보자. 어떤 일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이기를 바라는가? 어떤 일에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낄 것 같은지 한 가지만 골라보자’라고 말합니다.”
많은 시간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낭비되곤 한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있다. 바로 ‘헤밍웨이 트릭’이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글이 술술 써질 때 거기서 딱 멈춰야 한다”고 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도 글을 쓸 때 빈 종이를 마주하는 두려움을 피하려 같은 전략을 썼다.
레이첼 보츠먼 옥스퍼드대 경영대 초빙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음 날 아침에 전날 멈춘 문장을 이어서 쓰면 정말 쉽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전날 마무리 지은 일을 다음 날 새롭게 이어서 시작하려면 더 힘들어요. 마치 차량 엔진 시동을 새로 켜는 것과 같죠.”
이 외에도 온갖 방법들이 책에 담겼다. 이메일 확인은 하루에 3회, 정해진 시간에 하라고 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20분씩 나 자신과 회의하는 시간을 가지라고도 한다.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외주를 주라고 하고, 스마트폰은 업무 중에 사물함에 넣어두는 식으로 멀리하라고 말한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공부 잘하는 방법을 담은 책을 읽는다고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런 책도 한계가 있다. 사실 우리는 어디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이를 막을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행동이 ‘작심삼일’에 그치는 게 문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