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용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통신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가치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제치고 TSMC 바짝 추격…브로드컴, 글로벌 시총 '톱10' 눈앞
5일(현지시간) 브로드컴 시가총액은 6224억달러(약 830조원)를 기록했다. 테슬라(시총 5756억달러·12위)를 제치고 세계 시총 11위에 올라섰다. 브로드컴의 시총은 최근 1년간 두 배 넘게 올랐다. 이 속도라면 글로벌 시총 10위(7000억달러)인 TSMC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11월 이후 연일 신고가(5일 종가 1342.75달러)를 갈아치우고 있다. 주가 상승 속도(1년간 112%)가 엔비디아(265%) 다음으로 빠르다. 이 기간 TSMC는 40% 올랐다. 반도체 업종에서 시총 순위는 엔비디아, TSMC에 이어 3위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3905억달러로 4위, 삼성전자는 3640억달러로 5위다.

브로드컴은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AI 도입으로 데이터 통신량이 급증하면서 브로드컴의 통신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브로드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통신 반도체에서 나온다. 주요 고객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글로벌 빅테크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확산할수록 브로드컴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통신 네트워크 성능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AI 인프라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만큼 중요한 것이 네트워크”라며 “AI 도입이 확대될수록 브로드컴의 실적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미국 로젠블랫증권은 브로드컴의 목표주가를 기존 1160달러에서 1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로젠블랫은 “브로드컴은 AI 확산에 따라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주가가 3개월 만에 50% 이상 급등한 것은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