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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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부동의 1위로 꼽히던 SK텔레콤이 점유율 40%대를 턱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0.2%포인트 차이로 KT를 앞서 2위에 올랐다. 수년간 ‘5대 3대 2’로 굳어있던 무선통신 서비스 시장 지형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크게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LG유플러스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무선서비스 시장 점유율(총 회선 기준)은 SK텔레콤 40.4%, LG유플러스 29.9%, KT 29.7%를 기록했다. ‘4대 3대 3’ 구조가 된 셈이다. SK텔레콤이 점유율 4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과 2·3위 자리가 바뀐 게 주요 변화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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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점유율이 크게 흔들린 점은 업계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점유율은 2021년 12월 44%에서 2022년 12월 42.9%, 지난해 12월 40.4%로 줄곧 떨어졌다. 2015년 2월까지만 해도 이 회사의 점유율이 50%를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수준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은 2015년 3월 처음 50% 밑으로 떨어졌다가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점유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알뜰폰 시장이 커지면서, 알뜰폰으로 빠져나간 이용자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KT는 기존 점유율을 유지, LG유플러스가 눈에 띄게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확고한 ‘5대3대2’ 구도였던 2015년 3월에도 KT의 점유율은 30.5%였다. 같은 시기 LG유플러스 점유율은 20%였다. 지난해 말 점유율과 비교하면 KT는 0.8%포인트 감소해 변동이 크지 않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9.9%포인트 오르며 2위를 차지하게 됐다.

LG유플러스가 무선서비스 총 회선 수를 기준으로 KT를 따라잡은 것은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월 발표하는 통계에서 꾸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점유율이 무선서비스를 상징하는 휴대폰 영역만이 아닌 사물지능통신까지 포함한 것이라는 부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과기정통부는 이달부터 휴대폰과 사물지능통신의 총계를 내지 않고 별도 구분해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4대 3대 3 형태로 바뀐 통신 3사 지형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며 “통신 3사 중 어느 곳도 마케팅 비용을 크게 투입하면서 가입자를 유치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추후 SK텔레콤의 점유율이 40% 밑으로 내려가면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 해제 명분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점유율은 정부 규제를 받는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를 결정하는 판단 기준 중 하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