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도 어려워"…국제사회 "이스라엘, 구호품 반입 확대해야"
美 "합의 도달 할 수 있어…휴전 협상 계속 추진할 것"
"아기 수천 명 굶어 죽을 수도"…가자 협상 공전 속 참사 위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식량 부족 문제가 지속되면 아기 수천 명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고 현지 의료진이 경고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무함마드 하무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식량, 연료, 물, 의약품 등 반입을 계속 제한하면 아기 수천 명이 아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무다는 라파의 상황도 좋지 않지만 특히 가자지구 북부 내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영양분도 깨끗한 물도 전기도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많은 아기가 굶주리며 음식과 우유가 없어 죽어가고 있다"며 산모도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해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지속되면 다음 주 혹은 2주 안에 아기 수천 명이 죽고 노인과 임산부 수천 명도 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신생아를 포함한 최소 20명이 아사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은 구호 기관 등의 접근이 제한돼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만큼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에 인도주의 참사를 겪고 있는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늘릴 것을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현장에서 개선된 상황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자지구에 인도주의 휴전, 육로 및 해로를 통한 원조 확대, 대피소와 인프라 수리를 비롯한 인도주의적 지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기 수천 명 굶어 죽을 수도"…가자 협상 공전 속 참사 위기
같은 날 세계식량계획(WFP)도 가자지구 주민의 필요를 충족하려면 지금의 2배 수준의 구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칼 스카우 WFP 부국장은 "(구호를) 지금보다 2배 늘려야 한다"며 "현재 (구호) 트럭 약 150대가 있으나 하루에 트럭 최소 300대는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쉽지는 않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휴전) 장애물이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계속해서 이를(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휴전 관련 회담이 교착상태에 있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회담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0명을 풀어주는 내용의 중재안을 검토한 뒤 이집트 카이로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해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생존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협상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전후로 시작될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이전에 휴전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