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882억원 투입…산모·신생아 분야에 1200억원 추가 투입
'중증환자 입원'에 사후보상 강화…"의료현장 큰 혼란 없이 비상진료체계 유지돼"
100개 수련병원 계약 포기 및 이탈자 1만1219명
건보재정 투입해 의료공백 메운다…'응급실 전문의' 보상 확대
정부가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1천억원이 넘는 예비비를 편성한 데 이어, 매달 2천억원에 육박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 월 1천882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운영 장기화에 대비해 기존에 시행 중인 과제들은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통해 이달 11일부터 새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비상진료 기간에 '중증환자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진료한 기관에는 사후 보상을 추진하고, 경증환자를 하급병원으로 돌려보내는 회송에 대한 보상도 추가로 인상한다.

경증환자 회송 보상은 기존 대비 30% 올리는 등 이미 한 차례 인상했는데, 아직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은 점을 고려해 30∼50%로 추가 인상한다.

응급 상황에 대응하고자 교수 등 전문의가 중환자를 진료할 때 줄 정책 지원금도 신설한다.

심정지 등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일반 병동 신속대응팀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24시간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보상도 강화한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일단 1천882억원을 다음 주부터 한 달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며 "이후에도 현재 상황이 이어지면 같은 규모로 매달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보재정 투입해 의료공백 메운다…'응급실 전문의' 보상 확대
정부는 앞서 필수의료에 공정한 보상을 하고자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건강보험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는 중증 소아, 분만 분야 등에 1조원을 투입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달부터 산모와 신생아, 중증질환 등 분야에 약 1천2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 재정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가 손실 우려 없이 운영되도록 보상을 강화하고, 지방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진료에 대한 공공정책 수가 신설 등에 쓰인다.

이 국장은 "소아외과 계열은 현재도 수가 가산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2배 이상 가산할 계획"이라며 "1천882억원이 한시적인 지원이라면 산모·신생아 관련 지원은 정규 수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1천285억원의 예비비 지출을 심의·의결했다.

예비비는 전공의가 이탈한 병원에 대체인력을 배치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의료 이용·공급체계를 개선하는 데 쓰인다.
건보재정 투입해 의료공백 메운다…'응급실 전문의' 보상 확대
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1만2천225명)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6일 오전 11시 현재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자는 총 1만1천219명(91.8%)으로 확인됐다.

이는 4일 오후 8시 기준 근무지 이탈자(레지던트 1∼4년차 8천983명)보다 2천명 늘어난 수치인데, 4일에는 계약일이 겹쳐 파악이 어려웠던 인턴들을 제외했기 때문에 6일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현장점검 결과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해 미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근무 이탈자에게 이달 5일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전병왕 중대본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공의 미복귀 기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달리 처분할지는 향후 처분 단계에서 검토하지 않을까 싶다"며 "전공의 분들이 조속히 복귀해서 본인의 불이익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이고, 또 필요한 분들이 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 없이 비상진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달 6일 12시 현재 응급실 일반 병상 가동률은 2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71% 수준으로, 집단행동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5대 병원의 중환자실은 축소 없이 운영되고 있고, 응급실도 중증환자 위주로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전 통제관은 "현재 비상진료체계에 따라 환자 중증도를 기준으로 병원 간 역할 분담을 하도록 했는데, 앞으로 1차 병원에서 2차 병원을 거쳐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는 진료 체계 의무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