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밀어올린 AI '경고음'…브로드컴, 시간외 출렁 [글로벌마켓 A/S]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미 의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금리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미 주식시장을 밀어올렸다. 엔비디아와 메타 등이 신고가를 쓰며 나스닥, 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6포인트, 1.03% 오른 5,157.36포인트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썼다. 나스닥은 장중 1만 6,309.02포인트까지 오른 뒤 241.83, 1.51% 뛴 1만 6,273.3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0.3포인트, 0.34% 상승한 3만 8,791.35를 기록했다.

● 파월 의장 "멀지 않았다"…라가르드도 인하 시사



미국과 유럽 통화정책 기관의 수장들이 이날 일제히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이장은 이날 오전 상원 은행 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이 2%에서 지속가능하게 움직인다는 확신이 들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가 그러한 확신을 얻게 되고, 그러한 확신을 갖기까지 멀지 않았다면 긴축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밝힌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날 파월 의장은 반기 통화정책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가 현재 긴축 사이클의 정점에 있다"며 "경제가 기대한 대로 확장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엔가 정책을 되돌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 발언에 앞서 상승하던 채권 금리는 발언 직후 약세로 돌아섰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9bp내린 4.503%, 10년물 금리는 1.6bp 하락한 4.088%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Fedwatch) 집계 기준 6월 인하 기대도 74.5%로 전날(70%)보다 상승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날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루고 있고, 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4월에는 조금 더 많이 알게 되고, 6월에는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며 물가 지표에 따라 인하 시점이 가까워오고 있음을 밝혔다.

● 비트코인 재반등…도이치뱅크 '최고가 경신 5가지 이유'



고강도 긴축 완화를 기대한 시장의 유동성이 몰리면서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가격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조정을 받은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기준 1.33% 오른 개당 6만 7,430달러선에 거래됐다.

도이치뱅크 마리온 라부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자 메모를 통해 "올해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인한 매수세 유입,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역시 현물 ETF에 대한 SEC이 결정이 임박한 요인등이 꼽혔다.

또한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비롯해 반감기 한 달전 통상 강세를 보인 역사적 경향도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이치뱅크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첫 반감기인 2012년 11월 한 달 사이 5%, 2016년 7월 직전 13%, 2020년 5월까지 한 달간 27% 등 상승폭을 키워왔다.

마리온 라부르는 "전반적으로 ETF 환경과 기관 플레이어의 참여가 늘어 암호화폐가 보다 자산군으로 성숙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 알약 하나로 체중감량…경쟁사 주가 줄줄이 급락



비만 치료제 시장의 최대 업체인 노보 노디스크는 알약을 통한 체중감량 약물의 임상 성공에 코펜하겐증시에서 8.3%, 뉴욕증시에선 8.9% 뛰었다.

노보노디스크는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피하 주사제인 위고비, 오젬픽과 달리 경구용 치료제인 아미크레틴(Amycretin) 임상을 진행해왔다.

아미크레틴은 임상 1상에서 12주 만에 환자들의 체중을 13.1% 줄였는데 이는 위고비는 물론 여타 약품의 기록을 뛰어넘은 숫자다. 노보 노디스크는 하반기 임상 2상을 시작해 2026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바클레이스의 에밀리 필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아미크레틴 임상이 경쟁사인 일라이일리와의 경구용 임상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로 일라이릴리가 장 초반 2% 가까이 내린 뒤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간 치료제 기반 비만 약물을 개발해온 바이킹 테라퓨틱스 주가는 18.8%, 스트럭쳐 테라퓨틱스도 9.8% 넘게 내렸고 암젠 주가도 1.35% 하락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이 경쟁하는 비만 치료제는 2030년까지 약 8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날 임상 발표에서 라스 프루에르가르드 요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는 '엄청난 활주로에 있다'며 낙관적 기대를 보였다.

● 반값 전기차 선보인 리비안…호실적에도 하락 브로드컴



올들어 전세계 전기차 수요 감소로 완성차 업체들이 고전 중인 가운데 신생업체인 리비안이 보급형 제품을 공개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리비안은 이날 오전 캘리포이나 라구나 비치에서 생중계를 통해 2026년 상반기를 목표로 약 4만 5천달러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공개했다. 이는 기존 판매 중인 R1 모델의 최고가 10만 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RJ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는 가격 인하 모델과 조지아 신규 공장 건설 중단으로 22억 5천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수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 업종은 예상 밖 변수를 맞이했다. 이날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양호한 실적에도 시간외에서 3% 넘게 하락한 뒤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현재 약 1%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장중 반도체 업종 내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4.47% 오른 926.69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했고, 브로드컴도 장중 4%대, 인텔, 마이크론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업종 대표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하루에 3.36% 오른 5,165.83포인트까지 뛰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브로드컴 실적 발표로 달라지고 있다. 브로드컴에 따르면 회계연도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 10달러 99센트로 월스트리트 예상치 평균인 10달러 40센트를 상회했고, 매출도 예상치 118억 달러를 넘어선 119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4 회계연도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VM웨어를 포함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약 500억 달러로 제시했다. 브로드컴의 혹탄 최고경영자는 "AI 데이터 센터의 네트워킹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 하이퍼스케일러의 맞춤형 AI 가속기로 반도체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에 앞서 JP모건의 할렌 서 수석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이 무선,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인프라 분야의 리더"라며 비중 확대 등급을 유지해왔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