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한의사협회의 가짜 공문이 '내부 문서'인 것처럼 확산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떠도는 '가짜 뉴스'가 사태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혼란 키우는 가짜뉴스…의협 "전공의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공문은 가짜"
의협 관계자는 8일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의협의 집단행동 지시 공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의사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에 '복귀 전공의 명단'이 퍼진 것을 두고 관련 내용을 짜깁기해 가짜 공문을 만들어 냈다"는 게 의협 측의 주장이다.

전날 한 익명 커뮤니티에는 '의협 내부 문서'라며 대한의사협회 직인이 찍힌 문서가 올라왔다. 해당 문서에는 수신 대상을 '투쟁위 여러분'이라고 언급하며 "6일 병무청장 발언으로 집단행동 여론 약화되고 있다"며 "기존 지침을 수정해 긴급 지침 고지한다"고 적혀있다.

문서는 "지난 2월 27일 의협 차원에서 병원으로 복귀하는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은 있을 수 있지만 단체로 행동하면 정부가 모두에게 불이익을 줄 순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하라"는 지침이 내린 것 처럼 언급했다.

더불어 "'7일 수정 지침'에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명단 작성 및 유포,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블러처리하라. 압박이 목적임으로 블러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런 문서를 첨부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의사들 비리가 밝혀졌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며 이용자들이 높은 관심을 표했다.

의협 관계자는 "이런 공문을 만든적도, 배포한 적도 없다"며 "의협 전·현직 간부들이 집단행동 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이런 공문을 내리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디서 의협 공문을 구해서 포토샵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의협이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공문을 쓸 때는 '회원 여러분' 이라고 지칭하지 '투쟁위'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