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갇힌 삼성…미 반도체 보조금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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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하이닉스 주가가 훨훨 날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습니다.
방금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났는데, 기대했던 반도체 보조금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메모리 반도체도 다시 살아나고 있고, 삼성전자가 HBM 신기술도 내놓았는데,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죠.
<기자> 네. 삼성전자 주가가 1년 가까이 7만 원대 박스권에 갇혀있죠.
어제 종가 기준으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폭발적인 AI에 대한 관심에 엔비디아 주가가 92%, SK하이닉스도 15% 이상 올랐습니다.
반면에 삼성전자 주가는 되레 8% 이상 빠진 상태입니다. 심지어 전세계 3위 D램 기업인 마이크론 주가도 20% 넘게 올랐는데 말이죠.
삼성전자 소액주주수가 560만 명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런 상대적인 주가 부진은 더 답답한 상황입니다.
<앵커> 오늘도 SK하이닉스는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잖습니까. 도대체 삼성전자는 왜 안오르는 겁니까.
<기자> 몇 가지로 나눠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1)코스피의 상대적 부진 2)레거시 회복 속도와 AI 모맨텀 부재 3)반도체 헤게머니 불확실성를 둘 수 있습니다.
올 들어 코스피가 1%도 못 오른 데 반해 S&P 500 지수는 10% 가까이 올랐잖아요. 국내 시총 1위 기업으로 국내 증시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고요.
메모리 반도체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더딘 것도 컸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적자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7만 원대를 회복했던 이유는 업황 회복 속도가 에상보다 빠를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메모리 감산효과는 늦게 나타났고, 지난해 4분기까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2조 원 이상의 적자를 봤습니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몇몇 증권사는 1분기 적자를 예상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AI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한 점, 다시 말해 엔비디아 수혜를 보지 못한 게 SK하이닉스와의 차이를 갈라놓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전세계 최초로 12단 HBM3E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했잖아요. 시장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건가요.
<기자> 최초 기술 개발도 물론 의미가 있습니다만, 누가 제품을 사줘야 돈이 되는 거잖아요.
결국 AI 가속기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엔비디아가 제품을 사줘야 의미가 있다는 건데요.
엔비디아에 주도적으로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도 12단 제품에 대한 상용화를 진행 중입니다. 마이크론은 처음으로 8단 5세대 HBME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히는데, 아직 기술 우위가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막 끝났는데, 발표될 수 있을 거라는 보조금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업계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 추가 명단이 국정연설 전에 나올 수 있고, 삼성전자가 포함될 거라는 전망도 다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추가 명단을 발표하진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영국과 미국 기업 등 총 3곳인데요. 인텔과 TSMC, 삼성전자가 다음 후보로 거론됐습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투자의향서 제출한 건수만 460건이 넘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미국내 반도체 기업 유치가 이렇게 활발하다고 이미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국정연설에서 "벼랑 끝에 몰린 경제를 물려받았지만 이제 우리 경제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을 둘러싸고 각 국가, 기업마다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 동맹' 이런 진영이 꾸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불확실하다는 것도 위험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상보다 늦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고요.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 3나노 2세대 GAA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 대한 수주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는 상반기, 파운드리는 하반기 흑자전환이 유력하게 예상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