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도 '블랙리스트' 비판…"집단 괴롭힘 부추기는 상황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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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성명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동료들의 명단을 공유한 것을 두고 의사 사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세계의사협회 등에서도 집단괴롭힘과 따돌림은 금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8일 성명을 통해 "집단 내 괴롭힘이라는 명백한 사이버 범죄 행위가 의사들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의사 사회에서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데다 오히려 이들을 조롱하거나 '이름을 공개하라'고 부추기는 상황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법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 남은 전공의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도 나서겠다는 취지다.
앞서 젊은 의사들이 많이 가입한 한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전공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의 리스트가 '참의사' 목록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왔다. 해당 리스트는 집단 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인턴과 전공의를 전국 병원과 각 과별로 나열했다. 명단 중 일부는 이름을 한 글자만 가려 적시했다.
인의협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수련의 숫자가 적은데 개인 정보가 상세히 덧붙여져 사실상 개개인의 구체적 신상까지 확인할 수 있는 '블랙리스트'"라며 "해당 게시판에는 파업 불참자 전임의 리스트도 게시됐다"고 했다.
인의협은 이런 행위가 심각한 의료윤리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세계의사협회 제네바 선언, 국제의사윤리강령 등에도 '의사는 동료를 존중하고 경멸적 언어, 모욕적 농담, 동료의 직업적 위상을 훼손하는 모든 형태의 행동을 피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의협은 "의사는 집단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를 치료해야 할 주체"라며 "동료 의사들에게까지 명백한 집단 폭력행위를 저지르고 이것이 방관되고 부추겨지는 문화에 익숙한 의사들에게 어떻게 같은 사회의 시민들이 자신의 몸을 믿고 맡기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리스트가 환자 곁에 남겠다는 의사를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의사 사회가 상당히 좁기 때문에 집단따돌림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폭력이라고도 이들은 지적했다. 폐쇄적 의사사회 안에서 다수가 낙인을 찍는 행위는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것이다. 직장을 옮기면 조금이나마 해결되는 다른 직업군과는 다른 만큼 윤리적 문제를 넘어 범죄행위라고 했다.
이런 일은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도 일어났다고 인의협은 주장했다. 이들은 "아무런 반성 없이 이런 일이 반복되고 의사 사회 내에 아무도 이에 대한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절망스럽다"며 "이런 일이 젊은 전공의와 전임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암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환자 옆에 남겠다는 결정을 내린 의사를 집단 따돌림시키고 조리돌림하는 문화를 청산하지 않는 이상 국내 의사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집단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8일 성명을 통해 "집단 내 괴롭힘이라는 명백한 사이버 범죄 행위가 의사들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의사 사회에서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데다 오히려 이들을 조롱하거나 '이름을 공개하라'고 부추기는 상황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법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에 남은 전공의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도 나서겠다는 취지다.
앞서 젊은 의사들이 많이 가입한 한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전공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의 리스트가 '참의사' 목록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왔다. 해당 리스트는 집단 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인턴과 전공의를 전국 병원과 각 과별로 나열했다. 명단 중 일부는 이름을 한 글자만 가려 적시했다.
인의협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수련의 숫자가 적은데 개인 정보가 상세히 덧붙여져 사실상 개개인의 구체적 신상까지 확인할 수 있는 '블랙리스트'"라며 "해당 게시판에는 파업 불참자 전임의 리스트도 게시됐다"고 했다.
인의협은 이런 행위가 심각한 의료윤리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세계의사협회 제네바 선언, 국제의사윤리강령 등에도 '의사는 동료를 존중하고 경멸적 언어, 모욕적 농담, 동료의 직업적 위상을 훼손하는 모든 형태의 행동을 피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의협은 "의사는 집단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를 치료해야 할 주체"라며 "동료 의사들에게까지 명백한 집단 폭력행위를 저지르고 이것이 방관되고 부추겨지는 문화에 익숙한 의사들에게 어떻게 같은 사회의 시민들이 자신의 몸을 믿고 맡기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리스트가 환자 곁에 남겠다는 의사를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의사 사회가 상당히 좁기 때문에 집단따돌림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폭력이라고도 이들은 지적했다. 폐쇄적 의사사회 안에서 다수가 낙인을 찍는 행위는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것이다. 직장을 옮기면 조금이나마 해결되는 다른 직업군과는 다른 만큼 윤리적 문제를 넘어 범죄행위라고 했다.
이런 일은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도 일어났다고 인의협은 주장했다. 이들은 "아무런 반성 없이 이런 일이 반복되고 의사 사회 내에 아무도 이에 대한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절망스럽다"며 "이런 일이 젊은 전공의와 전임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암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환자 옆에 남겠다는 결정을 내린 의사를 집단 따돌림시키고 조리돌림하는 문화를 청산하지 않는 이상 국내 의사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집단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