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출국에 분개한 홍익표 "尹과 전면전…법무장관 탄핵 검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출국금지 해제 이틀 만인 10일 오후 호주로 출국했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다가 주호주대사로 임명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에서 직권남용과 피의자 해외 도피 관련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탄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윤석열 대통령실의 해병대 수사외압 범인도피 범죄은폐 저지 긴급행동'을 열었다.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이 전 장관의 출국을 막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홍 원내대표와 박찬대·박주민·정일영·오기형·홍기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홍 원내대표는 "예상과 다르게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서 해외로 도피시키겠다는 것은 강행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명백한 수사 방해고 주요 피의자를 국가기관이 공권력 동원해서 해외로 도피시키는 사건"이라고 긴급행동의 취지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일 주호주 대사로 임명됐다. 다만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따른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수사로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졌던 사실이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지난 5일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풀어달라고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법무부는 8일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고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에 대 "이 전 장관은 오늘 해외로 출국해선 안 된다"며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불러 4시간 조사한 것은 해외 도피를 방조하기 위한 절차적 과정에 불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공천받은 자들의 공천 취소하고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7시15분께까지 출국장 앞에서 긴급행동을 이어갔다. 다만 이 전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의 눈을 피해 탑승 수속을 마친 뒤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비행기(오후 7시45분)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러한 소식을 접한 뒤 기자들과 만나 "2시간 전부터 기다린 우리를 피해 어떻게 이 전 장관이 출국했는지를 면밀하게 확인해보겠다"며 "또 다른 편법을 통해서 특혜를 가졌는지 등을 따져보겠다. 다만 중요한 것은 오늘 또다시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이 허물어졌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격앙된 어조로 "윤석열 정부와 전면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따지겠다"며 "호주 대사 임명부터 출입국절차를 통과하는 모든 과정에서 직권남용과 수사 남용 관련된 이들과 공수처, 실무 담당자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