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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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정부가 환자들의 피해와 관련 보름간 127건 법률상담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암 치료가 한 달 미뤄지면 환자의 사망률이 10%가량 늘어나는 만큼 환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의사 집단행동 피해 법률지원단과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지원센터에서 실시한 법률 상담은 총 127건이다. 피해 유형으로는 수술 연기가 86건으로 가장 많다. 뒤이어 수술 취소 13건, 진료 거부 8건, 입원 지연 3건, 기타 17건의 피해 접수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피해가 정부에 접수된 건수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에 대한 불이익에 대한 우려 등으로 피해 신고를 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서다. 김성주 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대형병원에 가는 사람들은 오랜 고민을 통해 의사와 병원을 결정한다"며 "일정 지연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건 치료를 안 하겠다는 것인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앞둔 중증 환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의 경우 암 진단 후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한 달 이내에 수술받은 환자에 비해 유방암은 1.59배, 직장암은 1.28배, 췌장암은 1.23배, 폐암은 1.16배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항암치료는 3~4주 주기로 진행되는데 의료 공백 4주차가 중증 환자들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전문의,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환자들도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명이 달린 문제인 만큼 환자 사고 발생 전 정부와 의료계가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