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주인공은 나" 트로트 가수 알고보니…투잡 뛰는 회장님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70세 기념 음반 내고 가수협회 등록
매주 유튜브 녹화하는 등 '투잡'
건자재 데크플레이트 1위 기업
미국, 일본 이어 올해 튀르키예 진출
70세 기념 음반 내고 가수협회 등록
매주 유튜브 녹화하는 등 '투잡'
건자재 데크플레이트 1위 기업
미국, 일본 이어 올해 튀르키예 진출
!["인생의 주인공은 나" 트로트 가수 알고보니…투잡 뛰는 회장님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01.36109566.1.jpg)
사실 그의 본업은 건축용 자재인 데코 플레이트 제조사인 '덕신하우징의 창업주'다.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곤 있지만 지금도 회장 자리에서 중요한 결정도 하고 실무도 챙겨본다.
"건설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시장인 일본을 뚫는 데 13년이 걸렸어요. 이제 튀르키예에 진출하고 80세까진 '1조클럽' 가입해야죠."
지붕의 바닥재인 데크플레이트 국내 1위 업체인 덕신하우징을 1980년 창업한 김명환 회장은 올해 73세다. 2014년 회사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킨 김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신월동 덕신빌딩에서 만나 "마지막 경영 목표는 80세 전에 매출 1조원대 회사로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크플레이트는 일반 사무실 건물, 대형 고층건물, 교량, 창고, 물류센터, 공장 등을 지을 때 H빔 위에 첫 번째로 설치하는 바닥재료다. 철골과 철골 사이에 시공돼 바닥을 편평하게 해주는데, 콘크리트를 이 안에 부어 바닥거푸집 역할을 하게 해주는 금속 건자재다.
주력 제품은 탈형 데크플레이트, 단열재 일체형 데크플레이트, 폼데크 등이다. 이 회사는 탈형 데크플레이트, 단열재 일체형 데크플레이트와 통상적으로 판매되는 일체형 데크플레이트까지 전체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탈형 데크플레이트는 거푸집 용도로 쓰이는 아연도금 강판을 콘크리트 경화 후 떼어내도록 설계해 누수위치 등을 쉽게 파악하게 만든 제품이다.
![덕신하우징의 일체형 데코플레이트 에코데크./제공=덕신하우징](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01.36109525.1.jpg)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180억원, 영업이익은 289억원이었다. 아직 1조원까진 갈 길이 멀지만 이 매출은 전년(2016억원)보다 8.2%, 이익은 전년(201억원)보다 43.3% 증가한 수치다. 건설경기가 부진한데도 어떻게 성장했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약속을 꼭 지키고 남들보다 한 발 더 뛴 결과"라고 했다. 예전부터 공사기일을 반드시 지켜 오랜 기간 업계에서 신뢰를 쌓아왔다는 것. 그는 "경기 지표가 안 좋다, 이자가 비싸다 그런 건 남에게 탓을 돌리는 격"이라며 "우리는 토요일도 반납하고 비상근무하는 등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뛰었고 그게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부터 줄곧 '국내 1위 데크플레이트'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덕신하우징의 숙제는 해외시장 확대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이 회사의 국내 매출 비중은 96.5%로 대부분을 차지해서다. 김 회장은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공장을 지을 때 같이 나가서 현지 공장을 짓고 데크플레이트를 납품해왔다"며 "무게와 부피 때문에 현지 조달이 돼야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3년 전 일본, 8년 전 베트남 시장 문을 두드렸고 올해는 튀르키예에 첫 진출하려고 직원들을 파견했다"며 "해외 공장이 완공되면 해외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특허도 확보해놨다. 데크플레이트용 단열재고정구 및 이를 이용한 단열재 설치방법, 탈형 데크플레이용 스페이서 결합구조, 철근 부착형 거푸집 등 국내 특허 49건, 국제특허 8건을 취득했다. 특히 특허에 민감한 일본에서는 2013년 탈형데크와 탈형데크용 스페이서 특허를 취득해놨다. 중국, 베트남, 호주 등에도 있다.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이 서울 신월동 덕신빌딩에서](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01.36101895.1.jpg)
그는 아이들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도와주기 위해 사재로 '무봉(茂奉)장학재단'을 세웠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벌게 된 돈도 재단으로 들어간다. 김 회장은 "가수로 벌어들인 수익, 내가 받은 월급 등으로 재단을 설립한 것"이라며 "건설학과 대학생들에게 안전교육도 해주고 장학금(150명에 총 3억원)도 주고는 있지만 더 많이 줘서 마음 놓고 공부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