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사람이 더 이상 살지 않는 빈집이 13만 채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가량은 인구감소지역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행정안전부는 빈집이 흉물로 방치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 주택은 다주택자 산정에서 제외하고, 빈집을 정비하기 위한 비용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의 2022년 빈집 현황에 따르면 1년 이상 전기나 상수도를 쓰지 않은 ‘정비 대상 빈집’은 전국에 13만2000채에 달한다. 이 중 6만1000채는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방에 있다.

행안부는 빈집을 방치하면 안전 문제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하는 만큼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해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5년 동안 빈집을 철거하기 전 수준의 세금만 내도 되도록 조정했다. 빈집 철거로 생긴 토지에 대한 재산세가 빈집이 있을 때 내던 주택에 대한 재산세보다 높은 역전현상을 완화한 것이다.

행안부는 또 상반기 시행령을 추가 개정해 인구감소지역에서 주택을 사는 것은 다주택자로 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사더라도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에서 기존처럼 1가구 1주택자 혜택을 다 볼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예컨대 인구감소지역 주택 1채를 산 뒤 기존 주택을 매도하면 2주택자가 아니라 1주택자로 보고 12억원까지 비과세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종전에는 일시적 2주택자에게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다.

행안부는 또 빈집 철거비용을 부담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빈집이 방치되지 않도록 지자체에 5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빈집의 노후도 등에 따라 3등급 이상은 우선정비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수요에 따라 추가로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로마 인근 마엔차가 ‘1유로(약 1430원)’에 외지인에게 빈집을 팔고, 집을 산 사람에겐 3년 내 집을 개조할 의무를 부여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한 사례 등을 참고해 국내에서도 비슷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지 살펴볼 계획이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