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 가지로 좁혀 시민대표단 500명이 참여하는 공론화 토론에 넘기기로 했다. 두 안 모두 현행 보험료율(9%)을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인상폭이 크지 않아 재정안정화 기조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금개혁, 2개안 압축…시민대표단 토론에 넘긴다
11일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의제숙의단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간 워크숍을 열어 연금 개혁안을 이같이 구체화했다. 공론화위가 꾸린 의제숙의단은 근로자, 사용자, 지역가입자 등 연금 관련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협의체로, 시민대표단 500명이 토론할 개혁안의 초안을 작성했다.

의제숙의단이 제시한 연금 개혁안은 두 가지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2028년 기준)에서 50%로 대폭 높여 ‘더 내고 더 받자’는 안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보험료율은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지금과 같은 40%로 유지하는 ‘더 내고 그대로 받자’는 안이다. 이는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가 작년 말 최종보고서에서 제시한 ‘보험료율 15% 인상, 소득대체율 40% 유지’안과 비교해 보험료율이 3%포인트 낮다.

첫 번째 안을 시행하면 예상되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2062년이다. 현행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유지할 때 예상되는 고갈 시점(2055년)보다 7년 늦춰지는 것이다. 두 번째 안의 고갈 시점은 2063년으로 기존보다 8년 미뤄진다. 앞서 민간자문위가 제시한 ‘보험료율 15% 인상, 소득대체율 40% 유지’안의 고갈 시점은 2071년이었다. 의제숙의단이 제시한 두 번째 안이 재정안정성 측면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보험료율을 올리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민간자문위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보험료율 15% 인상, 소득대체율 40% 유지’안이 공론화위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의제숙의단은 국민연금 의무 가입 연령을 현행 ‘만 60세 미만’에서 ‘만 65세 미만’으로 높이는 방안도 공론화 주제로 뽑았다.

시민대표 500명은 총선이 끝난 다음달 중순부터 네 차례 공개 토론을 한다. 공론화 절차를 거친 연금 개혁안은 연금특위에 보고되고 개혁안에 반영된다.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5월 29일까지 연금 개혁안을 완성한다는 게 연금특위의 계획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