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피로감"…美 2월 물가 발표 앞두고 관망세[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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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3거래일째 하락…브렌트유는 소폭 상승
12일 발표되는 2월 CPI에 시장 관심 집중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국제유가가 관망세를 나타냈다. 지난 몇 달간 원유 시장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중동 지역 위기에 대해선 시장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0.1%(0.08달러) 내린 배럴당 77.9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26일(배럴당 77.58달러) 이후 약 2주 만에 최저치다. 이달 1일 배럴당 79.97달러까지 오르며 80달러 선을 넘봤던 WTI 선물은 지난주부터 방향을 틀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투자분석회사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WTI가 배럴당 80달러 선 코앞에서 멈춘 건 유가 랠리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짚었다.
다만 유럽 유가까지 고려하면 시장은 혼조세였다. 같은 날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날 대비 0.2%(0.13달러) 오른 배럴당 81.21달러에 장을 닫았다. 국제 벤치마크로 기능하는 브렌트유 선물은 한 달 넘게 배럴당 80달러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덴만에서 미국 군함과 벌크선을 공격하자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연합군이 후티 무인항공기 수십 대를 격추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지속됐다. 그러나 원유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에너지 관련 데이터 분석회사 스트래터직에너지&이코노믹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마켓워치에 “원유 시장은 (지정학) 위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조정 시기는 이미 지났고, 약간의 차익실현이 적절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원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도 “중동 갈등이 의미 있는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고려 요인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짚었다.
유가를 밀어 올리는 힘과 끌어내리는 힘이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관점에 따라선 (원유를 담는) 배럴의 절반이 비어 있다고 볼 수도, 절반이나 차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동 리스크와 더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 협의체의 자발적 감산 연장 결정 등은 유가 상승 요인이다. 미국 내 원유 정제 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주 연속 하락한 미 정유업계의 정제율은 지난주 전주 대비 3.4%포인트 올라 6주 만에 최고치인 84.9%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경제 약세는 글로벌 원유 수요를 억제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OPEC+ 회원국들의 감산 준수 여부도 변수로 거론된다. SPI자산운용의 스테판 이네스 매니징파트너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OPEC 회원국들이 자발적 감축 수준을 잘 지킬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감산이 1년 내내 계속된다 해도 결국은 준수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물가 수준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결정 방향성이 한층 명확해질 수 있어서다. 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1월 CPI와 같은 수준에서 유지될 거란 전망이다. 오는 14일에는 3월 CPI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OPEC,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간 원유 시장 보고서도 이번 주 중 공개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12일 발표되는 2월 CPI에 시장 관심 집중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국제유가가 관망세를 나타냈다. 지난 몇 달간 원유 시장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중동 지역 위기에 대해선 시장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0.1%(0.08달러) 내린 배럴당 77.9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26일(배럴당 77.58달러) 이후 약 2주 만에 최저치다. 이달 1일 배럴당 79.97달러까지 오르며 80달러 선을 넘봤던 WTI 선물은 지난주부터 방향을 틀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투자분석회사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WTI가 배럴당 80달러 선 코앞에서 멈춘 건 유가 랠리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짚었다.
다만 유럽 유가까지 고려하면 시장은 혼조세였다. 같은 날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날 대비 0.2%(0.13달러) 오른 배럴당 81.21달러에 장을 닫았다. 국제 벤치마크로 기능하는 브렌트유 선물은 한 달 넘게 배럴당 80달러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덴만에서 미국 군함과 벌크선을 공격하자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연합군이 후티 무인항공기 수십 대를 격추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지속됐다. 그러나 원유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에너지 관련 데이터 분석회사 스트래터직에너지&이코노믹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마켓워치에 “원유 시장은 (지정학) 위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조정 시기는 이미 지났고, 약간의 차익실현이 적절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원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도 “중동 갈등이 의미 있는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고려 요인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짚었다.
유가를 밀어 올리는 힘과 끌어내리는 힘이 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관점에 따라선 (원유를 담는) 배럴의 절반이 비어 있다고 볼 수도, 절반이나 차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동 리스크와 더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 협의체의 자발적 감산 연장 결정 등은 유가 상승 요인이다. 미국 내 원유 정제 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주 연속 하락한 미 정유업계의 정제율은 지난주 전주 대비 3.4%포인트 올라 6주 만에 최고치인 84.9%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경제 약세는 글로벌 원유 수요를 억제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OPEC+ 회원국들의 감산 준수 여부도 변수로 거론된다. SPI자산운용의 스테판 이네스 매니징파트너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OPEC 회원국들이 자발적 감축 수준을 잘 지킬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감산이 1년 내내 계속된다 해도 결국은 준수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물가 수준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결정 방향성이 한층 명확해질 수 있어서다. 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1월 CPI와 같은 수준에서 유지될 거란 전망이다. 오는 14일에는 3월 CPI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OPEC,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간 원유 시장 보고서도 이번 주 중 공개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