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코로나19 신속검사 방식 PFAS 센서 개발…민감도 향상 필요"

식품 포장과 조리기구 등 다양한 소비재에 사용되는 물질로 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식수 속 미량의 PFAS를 즉석에서 검출할 수 있는 고성능 센서가 개발됐다.

[사이테크+] "물속 '영원한 유해 화학물질' PFAS, 고성능 센서로 즉석 검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티머시 스웨거 교수팀은 12일 과학 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코로나19 신속 검사 및 임신 테스트 등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인 측면 흐름 기술을 기반으로 PFAS를 빠르고 값싸게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1950년대부터 코팅제 첨가물 등으로 널리 사용돼온 PFAS는 달라붙지 않는 조리기구, 식품 포장재, 발수성 의류, 얼룩방지 직물, 화장품 용기 등 많은 소비자 제품에 사용된다.

하지만 암 유발, 생식 기능 악영향, 내분비계 교란 등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규제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연구팀은 PFAS는 공장, 하수 처리장, 매립지 등에서 물, 공기, 토양으로 방출될 수 있고 미국 내 50개 주 식수원에서 모두 발견됐다며 미 환경보호청(EPA)은 2023년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부탄산(PBFA)의 식수 내 함량을 각각 4ppt(4ng/ℓ)와 1ppt로 제한하는 등 6가지 PFAS 규제 지침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음용수에 PFAS가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문 실험실에서 질량분석을 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는 몇 주일이 걸리고 비용도 수십만원이 든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더 저렴하고 빠른 PFAS 검사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코로나19 신속 검사나 임신 테스트 등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방식인 측면 흐름(lateral flow) 기술을 기반의 새로운 PFAS 센서를 설계했다.

검사띠 부분에 항체를 코팅하는 코로나19 신속 검사와 달리 '폴리아닐린'이라는 고분자를 내장해 물 샘플에 양성자 물질이 들어 있으면 전기적 특성이 반도체에서 전도체로 바뀌게 했다.

폴리아닐린을 니트로셀룰로스 종이 위에 증착하고 그 위에 놓인 물 한 방울에서 PFAS 같은 불화탄소를 끌어낼 수 있는 계면활성제를 코팅, 물속에 PFAS가 있을 경우 PFAS의 양성자가 폴리아닐린으로 흡수돼 전도체로 바뀌면서 검사띠의 전기 저항이 감소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방식은 현재로는 가장 유해한 두 가지 PFAS인 PFOA와 PBFA 등 산성 PFAS에만 적용할 수 있다며 검사띠의 저항 변화를 측정해 물속에 PFAS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센서는 검출 민감도가 PBFA는 200ppt, PFOA는 400ppt 정도로 EPA의 PFAS 규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폴리아닐린 막을 통해 약 1ℓ의 물을 걸러낼 수 있는 더 큰 규모의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감도를 100배 이상 높여 EPA의 규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거 교수는 "PFAS는 한번 방출되면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고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장치가 현재의 PFAS 검출 방법보다 더 저렴하고 신속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PNAS, Timothy Swager et al., 'Resistivity detection of perfluoroalkyl substances with fluorous polyaniline in an electrical lateral flow sensor', http://dx.doi.org/10.1073/pnas.2317300121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