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간첩 혐의' 한국인 "작가라며 기밀 수집"
러시아에서 한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체포된 한국인 백모 씨가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며 국가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백씨에 대한 형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면서 메신저로 국가기밀 정보를 받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러시아 사법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는 이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줘야 했다"고 설명했지만, 백씨가 어떤 정보를 받았는지, 어떤 정보기관을 위해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백씨는 러시아 국가기밀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겼다는 혐의를 받는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10∼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사법기관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백씨는 독실한 신자라고 했다"며 현재 구금 중인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한국어로 된 종교 서적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은 백씨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53세이며 전과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해 어린 자녀 1명을 두고 있고 한국에 있는 대학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고도 보도했다.

앞서 이 매체는 백씨가 2020년부터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행사 '벨르이 카멘'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여행업 외에도 건설작업, 의료, 레스토랑, 신발·소금·설탕 무역 등 여러 사업을 벌인 것으로 전했다.

타스 통신은 이 업체의 작년 재무제표를 입수해 이 회사에 고용된 직원은 3명이며, 지난해 약 450만루블(약 6천5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백씨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이탈주민 구출 활동을 해온 선교사로 알려졌다.

한편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블라디보스토크 프룬젠스키 지방법원이 지난 1월 15일 백씨에 대해 3월 15일까지 2개월 구속 조처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백씨는 추가 조사를 위해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미결 구치소에 수감됐다. 레포르토보 법원은 전날 백씨의 구금 기간을 3개월 연장해 백씨에 대한 간첩 혐의 조사는 6월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