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지난 1월 320만t의 조강 생산량을 기록하며 독일을 제치고 유럽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1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24.7% 증가한 320만t으로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등에 이어 7위다. 독일은 같은 기간 생산량이 0.9% 감소해 8위로 떨어졌다.

세계철강협회가 집계한 71개국의 1월 조강 생산량은 1억4810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 줄어들었다. 독일 철강 기업이 친환경 전략과 탈원전 등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고사 위기에 몰린 영향이다.

독일 2위 철강업체 잘츠기터의 군나르 그로블러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1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에너지 가격 때문에 (독일이) 제조업 가치사슬을 통째로 잃을 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작년 2월 대지진으로 인한 조업 차질을 정상화한 뒤 낮은 가격을 무기로 유럽 점유율을 높였다. 2023년 11월과 12월에는 각각 25.4%, 21.2%의 생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인 2021년 생산량(4040만t)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튀르키예는 2022~2023년 물가와 환율 불안정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급증하고 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생산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연평균 6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됐고 지진 피해로 제철소의 3분의 1이 조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튀르키예의 철강 생산량은 전년보다 4% 줄어든 3400만t가량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부터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미국 등으로부터의 고철 수입이 원활해지며 생산량이 증가했다. 튀르키예 제철소는 대부분 전기로 방식으로 고철을 원료로 사용한다.

한편 튀르키예의 1월 철강 소비는 19.5% 늘어난 350만t을 기록했다. 철강 제품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달 튀르키예의 철강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늘어난 89만4700t을 기록했다. 튀르키예신문은 “오는 2분기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와 유럽의 철강 소비 회복이 예상돼 수출 증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덤핑 수출에 집중하고 있어 글로벌 철강산업의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