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최근 뉴질랜드 고등법원으로부터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의 인수 계획안에 대한 1차 승인을 획득했다고 13일 밝혔다.

뉴질랜드 법원의 승인 절차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1차 승인은 루닛의 인수 제안에 대해 볼파라 측이 주주총회를 열고 매각 투표를 진행하는 것을 승인한 절차다. 이후 2차 승인에서는 주총 결과의 타당성 및 유효성에 대한 형식적인 검토 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루닛은 지난달 뉴질랜드 금융당국의 인수 투자 승인을 받았다. 이번 법원 승인으로 사실상 모든 법적 절차를 통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볼파라는 내달 12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루닛의 볼파라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루닛에 따르면 볼파라 경영진은 만장일치로 매각 찬성 투표를 약속했다. 경영진의 찬성 이유와 향후 계획, 인수계약 자문사 보고서가 포함된 안내문을 전체 주주 및 호주증권거래소(ASX)에 배포하는 등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루닛은 지난해 12월 볼파라를 1억9307만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볼파라 주식을 주당 1.15 호주달러(AUD)로 책정한 가격이다. 볼파라 주총에서 매각이 결정되면 루닛은 볼파라 주식 100%를 취득하게 된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를 통해 기존 제품 고도화 및 미래 제품 개발에 전념할 예정이다. 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영업망을 넓힐 방침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 인수로 초거대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 확보와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 매출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라며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인 만큼, 오는 5월 인수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볼파라는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 특화 AI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내 20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유방암 검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34% 증가한 3500만 뉴질랜드 달러(약 282억원)의 매출을 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