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의대로 떠나는 사무관…임용 5년 이하 퇴직자 5년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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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무원 민간 취업 887명 '역대 최대'
자발적 퇴직 4년새 45→59%
기재부 사무관 올 3명 로스쿨行
자발적 퇴직 4년새 45→59%
기재부 사무관 올 3명 로스쿨行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온 공무원들이 잇따라 공직사회를 떠나 민간행(行)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 엘리트 경제관료의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과장들의 잇따른 민간 기업행

민간 기업은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장·차관 및 고위공무원단 출신을 주로 영입해왔다. 최근 들어선 실무 간부인 과장급을 임원으로 대거 영입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무원 취업심사의 ‘단골 부처’는 국방부와 경찰청, 검찰청이었다. 제대 후 방산·경비업체에서 자문역을 맡는 군인·경찰과 로펌 변호사로 이직하는 검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산업부, 금융위원회, 기재부 등 핵심 경제부처 공무원의 퇴직심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산업부 공무원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환경규제 강화로 민간 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월성원전 수사 이후 산업부 공무원의 이탈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민간 에너지기업 임원으로 이직한 전직 산업부 과장은 “전 정부의 핵심 과제를 열심히 추진했던 공무원들이 되레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을 보면서 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짐싸서 떠나는 MZ 공무원
금융위는 본부가 세종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데도 민간 기업으로 향하는 관료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6명의 과장급 간부가 민간 보험사 임원으로 이직했다. 2022년 환경부 과장 2명이 SK에코플랜트로 이직하는 등 다른 부처의 민간 기업행도 잇따르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는 과장급 간부의 이탈이 다른 부서에 비해 적은 편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는 지난해 말 이병원 부이사관이 삼성전자 IR 부사장으로 이직한 사례가 유일하다.대학 동기들이 행정고시 대신 로스쿨을 선택해 변호사가 된 뒤 고연봉을 받는 것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83.1%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행시 출신을 비롯해 입직 5년차 이하 젊은 공무원의 공직 이탈이 최근 5년 새 두 배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공무원의 잇단 이탈이 공직사회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국가정책의 운영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공공조직의 위상 하락과 함께 우수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정책 부실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민/오유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