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고 '예술 컬렉팅' 시작하면 위험 ... 교육의 역할 무시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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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라 마오 크리스티에듀케이션 총괄 디렉터
“교육 없이 예술품 컬렉팅 시장에 진입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미술을 대체 자산이나 투자로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는 예술 시장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사라 마오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총괄 디렉터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매사 크리스티가 운영하는 교육 기관인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의 아시아 태평양 디렉터다. 현재 아시아의 모든 미술 및 럭셔리 프로그램 교육 과정을 총괄한다. 15년 동안 크리스티에 몸담으며 경매사로도 활약 중이다.
마오는 신세계 아카데미의 초청으로 이뤄진 ‘VIP 강연’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올해 새롭게 떠오르는 예술품과 럭셔리 컬렉팅 트렌드를 주제로 나흘에 걸쳐 강연을 펼쳤다. 강연은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소장자 자택 방문 등 투어 형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을 방문한 그는 “서울의 급성장하는 예술 시장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다”며 “방문할 때마다 전시의 창의성과 규모에 놀라기도 하는데, 특히 리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와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을 애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에서도 강연을 펼친 그는 예술과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문화가 융합된 서울의 모습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예술작품 거래에 있어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마오는 “컬렉션은 소장자의 예술에 대한 비전과 안목, 신념에서 비롯되며, 이는 교육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은 컬렉팅을 할 때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이 단지 책 읽기와 강의실 학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험, 방문, 대화 등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마오는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컬렉터들은 무조건 교육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미술 애호가라고 해도 새로운 컬렉터들은 미술품 수집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교육을 컬렉션 여정의 기초로 삼아 유행에 치중되기 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안목을 기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라 마오는 기존 컬렉터들 또한 교육의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기존의 컬렉터들에게 교육은 시장 트렌드, 가치 평가 원칙,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경제적 요인을 이해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며 “미술을 투자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 더욱 교육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컬렉터들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 화랑들이 30년 이상 세계적인 작가들과 관계를 맺어온 것을 보면, 한국 컬렉터들은 오랜 기간동안 매우 전략적으로 예술품을 수집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알렉산더 칼더부터 앙리 마티스, 살바도르 달리, 아니쉬 카푸어에 이르기까지 주요 대작들이 서울의 집과 갤러리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는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크리스티에서 한국 밀레니얼 세대 컬렉터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마오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크리스티의 밀레니얼 세대 한국 컬렉터들은 16%에서 35%로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지난해 디자인 분야 구매 금액은 2022년 대비 260%나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 컬렉팅’을 사치로 치부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는 “교육을 통해 미술품 컬렉팅이 단순한 사치가 아닌 ‘문화 참여’로 바뀔 수 있다”며 “교육과 더불어 예술가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학생들을 지원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의 예술과 문화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오는 “교육을 향한 한국 미술 애호가들의 열정과 열의가 넘친다”면서도 “아직 한국에서 예술 컬렉팅 교육의 발판은 잘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은 한국의 여러 대학과 미술 기관으로부터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달라는 협업 요청을 받았다”며 “이는 학생들이 이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어하고, 또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컬렉터들에게 “예술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없다”며 “배움을 꾸준히 하고, 새로운 카테고리와 시각에 열린 자세로 임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관점을 수용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양한 미술 시장의 작동 방식과 상호작용 방법, 또 각 시장의 컬렉터들을 이해하면 나만의 수집 취향, 전략,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
최근 한국을 찾은 사라 마오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총괄 디렉터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매사 크리스티가 운영하는 교육 기관인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의 아시아 태평양 디렉터다. 현재 아시아의 모든 미술 및 럭셔리 프로그램 교육 과정을 총괄한다. 15년 동안 크리스티에 몸담으며 경매사로도 활약 중이다.
마오는 신세계 아카데미의 초청으로 이뤄진 ‘VIP 강연’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올해 새롭게 떠오르는 예술품과 럭셔리 컬렉팅 트렌드를 주제로 나흘에 걸쳐 강연을 펼쳤다. 강연은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소장자 자택 방문 등 투어 형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을 방문한 그는 “서울의 급성장하는 예술 시장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다”며 “방문할 때마다 전시의 창의성과 규모에 놀라기도 하는데, 특히 리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와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을 애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에서도 강연을 펼친 그는 예술과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문화가 융합된 서울의 모습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예술작품 거래에 있어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마오는 “컬렉션은 소장자의 예술에 대한 비전과 안목, 신념에서 비롯되며, 이는 교육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은 컬렉팅을 할 때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이 단지 책 읽기와 강의실 학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험, 방문, 대화 등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마오는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컬렉터들은 무조건 교육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미술 애호가라고 해도 새로운 컬렉터들은 미술품 수집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교육을 컬렉션 여정의 기초로 삼아 유행에 치중되기 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안목을 기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라 마오는 기존 컬렉터들 또한 교육의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기존의 컬렉터들에게 교육은 시장 트렌드, 가치 평가 원칙,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경제적 요인을 이해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며 “미술을 투자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이들에게 더욱 교육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컬렉터들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 화랑들이 30년 이상 세계적인 작가들과 관계를 맺어온 것을 보면, 한국 컬렉터들은 오랜 기간동안 매우 전략적으로 예술품을 수집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알렉산더 칼더부터 앙리 마티스, 살바도르 달리, 아니쉬 카푸어에 이르기까지 주요 대작들이 서울의 집과 갤러리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는 놀랐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크리스티에서 한국 밀레니얼 세대 컬렉터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마오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크리스티의 밀레니얼 세대 한국 컬렉터들은 16%에서 35%로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지난해 디자인 분야 구매 금액은 2022년 대비 260%나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 컬렉팅’을 사치로 치부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는 “교육을 통해 미술품 컬렉팅이 단순한 사치가 아닌 ‘문화 참여’로 바뀔 수 있다”며 “교육과 더불어 예술가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학생들을 지원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의 예술과 문화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오는 “교육을 향한 한국 미술 애호가들의 열정과 열의가 넘친다”면서도 “아직 한국에서 예술 컬렉팅 교육의 발판은 잘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은 한국의 여러 대학과 미술 기관으로부터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달라는 협업 요청을 받았다”며 “이는 학생들이 이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어하고, 또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컬렉터들에게 “예술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없다”며 “배움을 꾸준히 하고, 새로운 카테고리와 시각에 열린 자세로 임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관점을 수용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양한 미술 시장의 작동 방식과 상호작용 방법, 또 각 시장의 컬렉터들을 이해하면 나만의 수집 취향, 전략,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