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년11개월 만에 27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 증시와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803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9조807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8.89% 올랐다.

개인투자자는 현재 증시가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장기간 2400~260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며 “개인투자자는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개인투자자 자금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증시로 향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올 들어 미국 주식과 일본 주식을 각각 28억8856만달러(약 3조8000억원), 2억6095만달러(약 3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은 3개월 연속, 일본 주식은 12개월 연속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기준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7.2% 수준에 형성돼 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사려고 몰리면서 국내 거래소의 암호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뜻한다. 김치 프리미엄은 그동안 1~3%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7~8% 수준까지 높아졌다. 암호화폐 투자자가 그만큼 늘었음을 의미한다.

해외 암호화폐 관련주의 매수세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1억1338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