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은수 씨 페이스북
/사진=박은수 씨 페이스북
20대 청각 장애인 유튜버 박은수 씨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신청했지만,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것에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노출 화보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박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정이 번복된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후보자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요청한다"면서 "최고위원회의 부결 결정에 대해 그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기에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는 없으나, 비례후보추천관리위의 추천 과정에서 검증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의 질의 내용을 기반으로 추측해 보았다"면서 이처럼 적었다.

박씨는 "지난해 청각장애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SK와 청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였고, 지난 10월경에는 많은 난청인에게 보청기가 더 이상 부끄러움이나 결점의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으로 여겨지도록 청각장애인 가족이 있는 촬영 작가님과 콘셉트 협의를 통해 촬영을 진행했다"면서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이는 노출 화보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씨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화보 사진과 저의 보청기 화보 사진을 함께 올리며, 장애인이 자기 몸을 사랑하며 숨기지 않고 세상에 당당히 표현하며 맞서라는 세계적인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에 동참했다"며 "이번 총선 과정에서도 비례후보추천관리위의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이 포스팅을 확인하게 되어, 이 사진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해 질의하였고 세계적인 장애인 인식개선의 일환이며 장애인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이었다는 내용의 소명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어 "저는 당으로부터 선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저의 보청기 화보 사진이 장애인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로서의 결격사유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제가 이 화보 사진을 찍고 공개한 것은 장애인 여성들의 세계적인 인권 운동 중 하나이자, 장애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행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기 신체 일부인 보청기를 당당하게 드러냄으로써, 감추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고 내면화되어 왔던 장애인의 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속옷 차림의 화보에 대해서도 "미술사에서도 억압받는 여성의 몸을 당당히 드러내어 몸에 대한 사회구조적 차별을 타파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러한 움직임은 터부시되던 몸에 대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내 여권 신장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처럼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저의 신념"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이어 "객관적인 절차와 평가와 검증 과정을 통해 추천된 후보에게 선정성이라는 주관적인 의견으로 결과를 한순간에 뒤집는 것은 장애인과 여성, 그리고 청년의 표현에 대한 검열"이라며 "이 선례는 앞으로 민주당에서 출마하는 여성, 청년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과거에 보디 프로필과 같은 자기 신체를 드러내는 행위를 한 적이 있다면 공천 결격 사유라는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애가 있는 내 몸마저 사랑하겠다는 저의 용기와 이번 총선에서 꼭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대변할 장애인 국회의원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260만 장애인 당사자의 그 간절함을 사진 한 장으로 평가하지 말아 달라"며 "260만명의 등록장애인, 그리고 장애인 가족 1060만명을 대변하고 국민의 절반인 여성과 청년을 대변할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국회의원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구독자 10만명의 크리에이터로 26세에 청각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였고, 올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지원해 최종 후보자로 추천받았지만, 최고위원회의의 의결 과정에서 부결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전국장애인위원회 차원에서조차 최고위원회의 부결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문이 발표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