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ISS "방경만 KT&G 사장 선임 반대"…행동주의펀드 FCP 손 들어줘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했다.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에 대해선 찬성했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SS는 오는 28일 열리는 KT&G 정기 주주총회에 올라온 안건 중 방 수석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겉으로 보기에는 KT&G가 공정하고 투명한 CEO 선출 절차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비현실적이며 이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의 경영 성과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임원을 사장 후보로 임명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ISS는 임민규 엘엠케이컨설팅 대표를 사외이사로, 곽상욱 법무법인 화현 고문 변호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반면 KT&G의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제안하고, FCP가 지지하는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에 대해서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ISS는 "KT&G가 지속적으로 거버넌스 문제와 경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건 꼭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SS가 FCP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는 28일 예정된 주총 표 대결의 판세는 FCP와 IBK기업은행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ISS는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의결권 자문 전문기관이다. 세계 투자자의 70% 이상이 ISS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지분의 4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2대 주주 국민연금이 ISS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방 수석부사장은 낙마할 가능성이 커진다.

FCP는 2022년부터 KT&G를 상대로 주주 캠페인을 펼치며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행동주의펀드다. KT&G의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6.93%를 보유한 IBK기업은행이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다. KT&G 관련 재단과 기금, 우리사주조합의 합계 지분율은 9.6%다. FCP는 KT&G 지분을 약 1% 보유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