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 신설 안건' 유한양행 주주총회 입장하는 유일링 이사 /사진=연합뉴스
'회장직 신설 안건' 유한양행 주주총회 입장하는 유일링 이사 /사진=연합뉴스
“(유한양행 창업주인) 저희 할아버지의 청렴한 경영철학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15일 유한양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핵심은 (유한양행의) 경영철학인 ‘청렴’이고, 이에 맞춰 모든 가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는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이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그는 이번 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인 ‘회장·부회장’ 신설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유한양행 주주총회에 참석한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 /사진=김유림 기자
15일 유한양행 주주총회에 참석한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 /사진=김유림 기자
유한양행은 1969년 유일한 박사가 자녀들에게 상속을 포기하고 당시 조권순 전무에게 사장직을 물려주면서 소유와 경영이 철저하게 분리된 지배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왔다. 1926년 설립된 유한양행은 창립 이후 회장에 올랐던 인물은 유일한 박사와 측근인 연만희 고문 두 사람 뿐이다.

현 경영진의 회장직 신설을 놓고 일부 임직원들이 반발하면서 내홍을 겪어왔다. 일각에서는 “주인 없는 회사를 사유화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일부 직원은 유일한 박사 추모식이 열린 지난 11일부터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직급 유연화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정기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진행하고 있다. 회장과 부회장 직위를 신설하려는 안건 이외에도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조욱제·김열홍 대표 재선임 안건도 상정됐다. 이번에 이 의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되면 유한양행 이사회에 12년간 머무르게 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유한재단 15.77%이다. 이외 5% 이상 주주는 유한학원 7.75%, 자사주 8.32%, 국민연금 9.67%이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