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왜 이러냐"…삼성물산 주총장, 개미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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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총, 행동주의 펀드 배당·자사주 매입 요구 부결
개인 주주들 "주주의 절실함 알긴 하느냐" 볼멘소리
오세철 대표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주주 목소리 반영"
개인 주주들 "주주의 절실함 알긴 하느냐" 볼멘소리
오세철 대표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주주 목소리 반영"

고령의 주주 A씨는 "삼성물산 임원들은 주가 부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원통함을 풀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일모직은 1975년 상장돼 2014년 삼성SDI에 흡수됐고, 이듬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거듭났다. 그는 "오랜 기간 투자했고 회사도 발전했지만, 주주는 손실만 봤다. 주주 이익이 보장되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소액주주 B씨는 "삼성물산은 대부분 자체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데, 배당은 관계회사 수익만으로 해 너무 적다"며 "계속 늘어나는 회사 영업이익을 배당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냐"고 물었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 "최우선 목표는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라며 "사업에 대한 일관적인 투자가 없으면 지속 가능한 주주 환원도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관계사 배당 수익을 주주에게 할당하고 자체 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과 매각 자산은 성장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는 3기 주주환원 정책의 첫해로,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2025년 말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주주는 "합병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니 주주들이 기꺼운 마음으로 안건에 찬성하고 싶겠느냐"며 "주가를 올리기 위해 임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는지, 주주들의 절실한 마음을 알긴 하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최근 주가가 회복되고 있으며, 보유한 자사주도 3년에 걸쳐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며 "회사의 노력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며 주주들의 찬성을 호소했지만, 의결권을 가진 1억3800만주 가운데 77%에 해당하는 1억600만주가 이사회 안에 찬성하며 주당 2550원 배당이 확정됐다.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은 3200만주(23%)의 동의를 얻어 부결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