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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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미래에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AI를 전공하는 대학생 A씨(24)는 지원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원 당시에는 학과명이 생소해 AI와 로봇에 대해 찾아봤었다"며 "컴퓨터공학과 등도 고민했지만 AI가 가장 메리트(장점)가 있다고 판단해 전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AI 열풍이 대학가에 불면서 수도권 15개 대학 중 70% 이상이 AI 관련 학과를 운영할 예정이다. 고려대도 내년 AI 학과 설립 계획을 밝히고 교육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대세로 자리 잡은 AI 학과 신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AI 학과 신설로 인한 폐과나 통폐합 계획은 아직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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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내 15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가운데 11개 학교가 AI 학과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 630여명의 AI 학과 신입생을 모집했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 학과는 동국대 AI 소프트웨어 융합학부(220명)였다. 서울대는 AI 연구원(AIIS)과 대학원 과정을 운영 중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 기준 교육대를 제외한 전국 4년제 190개 대학 중 학부 기준 AI 학과를 설치한 4년제 대학은 76개로 전체의 40%에 달한다. 기존에도 AI와 무인이동체 관련학과가 있었지만, AI를 정식 학부 이름으로 내건 것은 2019년 신설한 가천대 AI·소프트웨어학과가 최초다. 이를 기점으로 4년 만에 전국 수십 개의 대학교에 AI 학과가 신설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각 대학이 학과를 폐과하거나 통폐합하는 기조 속에서도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는 건 그만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AI 관련 인재 수요가 늘면서 AI 학과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제4차 신기술 인력수급 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7년까지 AI 분야 연구개발(R&D) 인력 수요는 6만61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공급할 수 있는 예상 인력은 수요 대비 1만2800명 모자란 5만3300명으로 추산됐다.

산업계에 AI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대학들도 관련 학과 운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가천대 관계자는 "워낙 국내외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대학에서도 '미래는 AI'라는 생각을 가지고 학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