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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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진료보조(PA)간호사 업무 관련 지침을 마련한 지 1주일 만에 이들의 업무 범위를 재조정한다. 간호사 업무가 지나치게 확대돼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의료기사들의 업무 영역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재조정해 보완한 2차 지침을 전국 의료기관에 배포했다. 지난 8일부터 간호사들이 89개 진료지원 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지 1주일 만이다.

오는 18일부터 시행될 2차 지침에 따르면 앞서 1차 지침에서 허용됐던 89개 진료지원 행위 항목 중 8개 업무가 간호사 업무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일선 의료기관에서 요청했던 3개 항목이 추가돼 간호사들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84개로 조정됐다.

1차 지침에서 제외된 항목은 혈액 검체채취, 혈액 배양검사, 심전도, 초음파, 초음파(잔뇨량체크), 고주파 온열치료, 체외충격파 쇄석술, 근골격계 체외 충격파 시술 등이다.

1차 지침에 따르면 혈액 검체채취, 혈액 배양검사, 심전도, 초음파, 초음파(잔뇨량체크) 등 5개 항목은 모든 간호사가 할 수 있었다. 고주파 온열치료, 체외충격파 쇄석술, 근골격계 체외 충격파 시술 등 3개 항목은 PA 등으로 불리는 전담간호사와 전문간호사가 하도록 했다.

하지만 해당 지침이 발표된 뒤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들은 이들 업무가 본인들의 업무라고 주장해왔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와 대한방사선사협회 등은 복지부에 간호사 업무 범위 변경을 요구해왔다.

이들의 지적을 반영한 2차 지침을 배포하면서 복지부는 "(이들 8개) 행위는 법에 명시된 의료기사 인력을 우선배치 하고, 이들 인력을 활용할 수 없을 때만 의료기관장의 결정에 따라 시범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 등 의료기사가 있다면 간호사 업무에 포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2차 지침에는 수술중 견인과 실자르기, 수술전 환자 확인을 위한 수술부위표시, 항암제 정맥주사 투여 등이 간호사 업무로 추가됐다. 정맥 항암제 투여는 모든 간호사가, 수술 보조행위는 PA간호사와 전문간호사가 할 수 있다.

PA간호사 전환 기준도 2차 지침에 새로 포함됐다. 복지부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일반간호사를 PA간호사로 전환하려면 해당 간호사의 임상 경력이 3년을 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고 방식을 택했지만 사실상 PA간호사 경력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새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앞서 복지부는 PA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도 이런 제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의료현장에서 의료 기사 등과 직역 간 업무분장 애로사항 등을 건의하면서 업무 범위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가 보완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