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선도자'에게 걸맞은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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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서 '목적'으로 중심 바뀌어
기업, 지향점 제시해 마음 얻어야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前 중소기업청장
기업, 지향점 제시해 마음 얻어야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前 중소기업청장
세계는 대전환 시대다. 디지털과 그린, 문명 등의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디지털화와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시대정신(Zeitgeist)’이 변화하고 있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바다 표면의 파도가 아니라 심해 해류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가 경제의 핵심인 정부와 기업은 이 심해의 해류, 즉 시대정신에 주목해 정책과 전략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
시대정신은 어디에서 읽어야 할까. 가깝게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의 핵심 슬로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두를 위한 인류 안보(Human Security for All)’라는 모토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새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환경, 식량, 보건·의료, 경제, 기술, 개인 안전 및 이동, 공동체 안전, 정치적 자유 등 8개 분야에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큰 위험을 함께 해결하자는 목적이다. 이는 디지털 전환 등을 둘러싼 패러다임이 ‘기술 중심’에서 ‘기술의 목적(purpose)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기술을 위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기술 혁신이어야 한다는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목적 중심’으로의 전환은 우리 정부와 기업에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먼저 정부의 산업 정책 및 연구개발(R&D) 정책 혁신이다. 한국의 성공 모델이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은 기술 선도국이 개발한 혁신 기술을 좋은 품질로, 빨리, 경제적으로 상용화하면 됐다. 이에 따라 자연히 기술만 따라가면 되는 ‘기술 중심’ 관점이 주도했다.
이런 전략을 가능하게 했던 우리의 강점이 점차 소멸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당면과제인 혁신 주도의 ‘선도자(first mover)’ 전략으로의 전환에 성공하려면 세계인에게 새로운 시대정신 기반의 ‘인류를 위한 기술 혁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을 국가 R&D 전략에 반영할 중요한 시점이다. 즉, 지속 가능·건강·안전·스마트·성장 등 인류가 추구하는 비전이자 미션을 목적으로 하는 ‘미션 중심 R&D’를 대폭 강화할 때다. 국내에서 흔히 ‘임무 중심’이라고 불리는 ‘미션 중심’이란 기술 중심의 임무가 아니라 인류가 추구하는 비전 중심 임무를 말한다.
우리 R&D 정책의 핵심인 ‘초격차 기술’ 개발도 보완이 필요하다. 추격자로서 이제 선도국을 추월해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는 여전히 유효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빠른 추격자’ 전략의 관점을 이은 ‘선도자’ 전략 관점에서 ‘초격차 기술’의 목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인류의 미션 중심으로 보완 및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기업의 경영 전략 혁신이다. 대다수 국내 기업의 관점은 여전히 기술 및 제품 중심이다. ‘모두를 위한 인류 안보’와 같은 시대정신을 기반으로 국내 및 글로벌 고객과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이 시급하다. 농업 테크혁명으로 세계 식량위기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감동시킨 미국 농기계 회사 존디어가 좋은 예다. 최근에는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디지털화와 지속 가능성 기술로 세계인에게 아름다움과 함께 자신감과 행복을 주겠다’고 입장을 밝혀 주목받았다. 기술이나 제품 중심이 아니라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 업(業)을 재정의하며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관점을 바꿔야 산다.
시대정신은 어디에서 읽어야 할까. 가깝게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의 핵심 슬로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두를 위한 인류 안보(Human Security for All)’라는 모토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새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환경, 식량, 보건·의료, 경제, 기술, 개인 안전 및 이동, 공동체 안전, 정치적 자유 등 8개 분야에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큰 위험을 함께 해결하자는 목적이다. 이는 디지털 전환 등을 둘러싼 패러다임이 ‘기술 중심’에서 ‘기술의 목적(purpose)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기술을 위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기술 혁신이어야 한다는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목적 중심’으로의 전환은 우리 정부와 기업에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먼저 정부의 산업 정책 및 연구개발(R&D) 정책 혁신이다. 한국의 성공 모델이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은 기술 선도국이 개발한 혁신 기술을 좋은 품질로, 빨리, 경제적으로 상용화하면 됐다. 이에 따라 자연히 기술만 따라가면 되는 ‘기술 중심’ 관점이 주도했다.
이런 전략을 가능하게 했던 우리의 강점이 점차 소멸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당면과제인 혁신 주도의 ‘선도자(first mover)’ 전략으로의 전환에 성공하려면 세계인에게 새로운 시대정신 기반의 ‘인류를 위한 기술 혁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을 국가 R&D 전략에 반영할 중요한 시점이다. 즉, 지속 가능·건강·안전·스마트·성장 등 인류가 추구하는 비전이자 미션을 목적으로 하는 ‘미션 중심 R&D’를 대폭 강화할 때다. 국내에서 흔히 ‘임무 중심’이라고 불리는 ‘미션 중심’이란 기술 중심의 임무가 아니라 인류가 추구하는 비전 중심 임무를 말한다.
우리 R&D 정책의 핵심인 ‘초격차 기술’ 개발도 보완이 필요하다. 추격자로서 이제 선도국을 추월해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는 여전히 유효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빠른 추격자’ 전략의 관점을 이은 ‘선도자’ 전략 관점에서 ‘초격차 기술’의 목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인류의 미션 중심으로 보완 및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기업의 경영 전략 혁신이다. 대다수 국내 기업의 관점은 여전히 기술 및 제품 중심이다. ‘모두를 위한 인류 안보’와 같은 시대정신을 기반으로 국내 및 글로벌 고객과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이 시급하다. 농업 테크혁명으로 세계 식량위기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감동시킨 미국 농기계 회사 존디어가 좋은 예다. 최근에는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디지털화와 지속 가능성 기술로 세계인에게 아름다움과 함께 자신감과 행복을 주겠다’고 입장을 밝혀 주목받았다. 기술이나 제품 중심이 아니라 목적·미션·사람 중심으로 업(業)을 재정의하며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관점을 바꿔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