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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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직장인 A씨는 위스키를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주문했다가 세금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위스키를 직구하면서 31만원을 냈는데, 제품이 국내에 도착한 뒤 관세 등 세금으로만 40만원가량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주류 150달러 이하 1병(1L)은 관세 등이 면세되지만, 이를 초과하면 관세와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이 겹겹이 붙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해외 직구를 할 때 세금은 쇼핑몰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상품 가격과 배송비를 결제한 뒤 제품이 국내에 도착하고 나서 구매 마지막 단계에 납부하게 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세금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품목별 자가 사용 기준 달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구매액은 6조756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이 ‘초저가 공세’에 나선 결과다. 중국에서의 해외 직구 금액(3조2873억원)이 미국(1조8574억원)을 처음 앞질렀다.

해외 직구 통관 방법은 목록통관과 수입신고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목록통관은 특송업체의 통관목록 제출만으로 수입신고가 생략되고, 관세 및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는 제도다. 단, 개인이 자가 사용 목적으로 수입하고 물품 가격이 150달러 이하여야만 한다. 미국에서 배송되는 물품은 200달러 이하까지 목록통관을 이용할 수 있다.
"해외직구 31만원 위스키, 세금 40만원"…덜컥 클릭했다간 낭패
수입신고는 목록통관이 되지 않는 경우로, 세관장에게 신고하고 통관하는 제도다. 수입신고를 해야 하는 물품은 의약품, 화장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식품류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물품 가격이 150달러 이하이고, 개인이 자가 사용 목적으로 구매한 것이 인정되면 감면 신청을 거쳐 관세 및 부가세를 면제받을 수도 있다.

해외 직구를 한 사람이 자가 사용을 위해 구매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관세청은 품목별로 자가 사용 인정 기준을 두고 있다. 예컨대 주류는 150달러 이하 1병(1L)까지,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 20mL까지 자가 사용 목적이라고 본다. 건강기능식품은 6병까지, 향수는 60mL까지 자가 사용 목적으로 인정한다.

여러 개 주문 시 합산과세

면세 기준인 ‘150달러 이하’(미국 200달러 이하)를 충족하는지는 물품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물품 가격은 물품 대금에 발송 국가에서 발생하는 세금, 운송료, 보험료 등을 포함한다. 국내로 배송되는 운임과 보험료는 제외한다. 예를 들어 해외 직구로 140달러짜리 운동기구를 주문한 경우 한국까지의 배송료가 20달러라면 총지급액 160달러가 아니라 물품 금액인 140달러를 목록 통관 금액으로 보기 때문에 면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물품 가격이 150달러를 넘어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 과세 가격은 한국으로 배송되는 운임과 보험료까지 포함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관세는 과세 가격에 관세율을 곱해 구한다. 관세율은 같은 주류여도 와인은 15%, 위스키는 20% 등으로 품목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주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부가세 등이 추가로 붙는다.

예컨대 옷을 해외 직구한 경우 과세 가격이 20만원이라면 관세율 13%가 적용돼 2만6000원의 관세가 부과된다. 과세 가격에 관세를 더한 22만6000원에 부가세 10%(2만2600원)가 추가된다. 총 4만86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면세받기 위해 150달러 이하인 물품 여러 개를 따로 주문하더라도 합산 과세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관세청은 하나의 선하증권(B/L)이나 항공화물운송장(AWB)으로 반입된 과세 대상 물품, 같은 해외 공급자로부터 같은 날짜에 구매한 과세 대상 물품을 면세 범위 내로 분할 반입해 수입 신고하는 경우 합산 과세하고 있다. 해외 직구로 부담해야 하는 예상 세액은 관세청 ‘해외직구물품 예상세액 조회시스템’에서 간단히 계산해볼 수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