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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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올 1분기 상장사들의 전체 실적 전망도 함께 상향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상향되면서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00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1조3335억원으로 1개월 전 40조8720억원 대비 1.12% 상향됐다. 작년 1분기(25조9879억원)와 비교하면 59%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한동안 하향조정되고 있었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 전망이 다시 커지면서 상향되고 있다.

특히 조선·반도체 업종 기업들이 지난해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작년 대비 647.5% 늘어난 4조78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도 올해는 1조1846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및 소재주들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고대역메모리(HBM)용 TC본더를 제조하는 한미반도체는 올 1분기 작년 대비 230억원 이상 늘어난 2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주성엔지니어링덕산네오룩스 등의 업체도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70억원, 1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을 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계속 커지면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도 디램(DRAM)과 낸드메모리 평균판매가격은 각각 직전분기대비 11%, 10% 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도 5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작년 1분기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던 조선주들을 올 1분기는 대부분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1669억원, 한화오션은 173억원, HD현대중공업은 7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주는 미·중 분쟁의 새로운 격전지로 꼽히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기도 하다. 미국이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 내 불공정 관행 조사해 제재하면 한국으로 관련 수주가 몰릴 것이란 예상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이슈를 떠나서 조선업의 펀더멘털은 훌륭하다"며 "국내 대형 조선사들 중 상당 수는 이미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엔터주 실적 전망은 최근 들어 크게 하향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최근 한 달 사이 37.4% 하향돼 83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1분기(326억원)와 비교하면 74%나 줄어든 금액이다. 국내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 역시 최근 1개월 사이 1분기 영업이익이 32.1% 줄어 363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엔터주 실적 하향의 배경으로는 중국 K-팝 팬덤의 구매력이 크게 감소한 점이 꼽힌다. 또 와이지엔터와 하이브의 주력 아이돌인 블랙핑크, BTS가 각각 계약 문제, 군 입대 등으로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K-팝 음반판매량은은 2075만장으로 15개 분기 만에 시장 역신장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